제33화
승호의 깊게 가라앉은 눈이 강이현에게 고정됐다.
겉으로는 차분했으나 젓가락을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난 우리 사이에 이미 말이 끝난 줄 알았는데.”
배승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내려앉았다.
말 속에 은근한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유채하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붉은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신에너지 프로젝트 건 말하는 거야? 아님 그 10% 지분을 두고 말하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뜬 배승호가 갑자기 몸을 숙여 두 손으로 유채하의 의자 등받이 양옆을 짚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잖아. 인정하지, 오늘 아침엔 내가 경솔했어. 초대장은 직접 건네는 게 좋았겠지.”
유채하가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가 배승호의 넥타이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
“이미 쏟아진 물을 어떻게 다시 쓸어 담죠? 이제 기회는 없어요, 배 대표님.”
그 손길을 바라보는 강이현은 가슴속에 불길이 치솟는 듯했다.
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전… 가서 주스라도 사 올게요.”
유채하가 곧장 자리를 피하려는 듯 물러선 강이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괜찮아.”
그녀는 강이현을 다시 자리에 앉히며 도발적인 시선으로 배승호를 바라봤다.
“우리 즐겁게 얘기하고 있었잖아요, 그렇죠?”
배승호의 표정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그가 유채하의 손목을 거칠게 낚아채며 미간을 찌푸렸다.
“따로 얘기하지.”
강이현이 바로 두 사람 사이를 가로막았다.
“주인님을 놔줘요.”
그 말에 배승호가 싸늘하게 비웃었다.
“주인? 유채하가 언제 네 물건이 된 거지?”
순간 식당 안이 술렁였다.
“세상에… 배승호랑 강이현 지금 치정 싸움 하는 거야?”
“유채하 진짜 대단하다… 두 남자가 저렇게까지 하다니…”
유채하가 갑자기 웃음을 흘리며 배승호의 손아귀에서 손을 빼냈다.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미지 걱정은 안 되나 봐요? 배 대표님.”
곧장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붉은 입술을 배승호의 귓가에 바짝 가져다 댔다.
“내 시간을 원한다면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배승호의 목젖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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