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다음 날 아침.
살랑거리는 커튼 사이로 흘러든 햇살이 유채하를 깨워냈다.
게으른 듯 몸을 뒤척인 그녀의 얇은 어깨끈이 아래로 흘러내리며 매끈한 쇄골이 드러났다.
[전일 데이터 분석 완료. 호감도 변화 수치 산출]
[서현우 호감도 +2%, 현재 32%]
[강이현 호감도 +3%, 현재 33%]
[배승호 호감도 +1%, 현재 31%]
시스템의 알림을 듣고 있던 유채하가 붉은 입술을 휘어 올리며 중얼거렸다.
“내가 뭐랬어?”
그녀가 가볍게 웃으며 상체를 일으키자 얇은 이불이 어깨를 타고 미끄러졌다.
“이게 전공법이라는 거야.”
잠시 침묵하던 시스템이 체념한 듯 중얼거렸다.
[유채하 님은 확실히 이전 공략자들보다 인간을 더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유채하가 맨발로 푹신한 카펫을 밟으며 드레스룸으로 향했다.
스툴에 앉은 그녀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핸드폰 화면을 두드렸다.
서현우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었다.
“점심 12시에 어궁에서 만나. 내가 살게.”
곧바로 답장이 왔다.
“우리 둘만?”
기대가 묻어나는 답장이었다.
유채하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일부러 애매하게 답했다.
“올 거야 말 거야?”
이어 강이현에게도 똑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12시, 어궁에서 만나.”
그의 답장은 짧고도 단호했다.
“네, 주인님.”
핸드폰을 내려놓은 유채하가 옷장을 열어 드레스를 고르기 시작했다.
명품 부티크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드레스룸에는 값비싼 옷과 액세서리로 가득했다.
시스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데이터에 의하면 데이트는 따로 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옷장에서 버건디 벨벳 드레스를 꺼낸 그녀가 거울 앞에서 그것을 몸에 대보았다.
여성의 아름다운 곡선을 완벽히 살린 재단과 깊게 파인 V라인이 은근히 시선을 끌었다.
“따로? 그건 재미없잖아.”
유채하가 낮게 웃으며 드레스를 침대 위에 올려두었다.
“서로를 의식해야 더 절실해지는 법이지.”
[하지만 데이터에 따르면-]
“데이터 믿은 애들은 전부 실패했잖아.”
그녀가 단호하게 시스템의 말을 끊으며 슬립의 단추를 풀어냈다.
“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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