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화
다음 날 아침, 유씨 그룹 빌딩의 꼭대기 층 회의실.
이사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으며, 갑작스러운 긴급회의에 대해 수군거렸다.
그때 유채하가 낯선 젊은 남자를 데리고 들어서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뚝 끊겼다.
“이분은...?”
한 이사가 물었다.
유채하가 담담하게 얘기했다.
“강이현. 투자분석부에 새로 들어온 부팀장입니다.”
회의실이 술렁였다.
정문성이 벌떡 일어섰다.
“대표님! 강이현은 어제 입사한 인턴입니다! 회사 규정상...”
유채하의 눈빛이 차갑게 정문성을 노려보았다.
“앉아요.”
유채하가 프로젝터를 켜자 화면에 강이현이 밤새 정리한 데이터 분석이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유씨 그룹의 투자 수익률은 매년 하락했고 위험은 계속 높아졌습니다.”
유채하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웃긴 건, 그 누구도 우리가 최대 거래처인 성진 테크에 속고 있었다는 걸 모른 겁니다.”
이사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 봤다.
정문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
“그, 그럴 리가 없습니다! 성진은 오래된 협력사인데...”
“그래요?”
유채하가 차갑게 웃었다.
“그럼 어제 한 인턴이 밤새 찾아낸걸, 정 팀장은 5년 동안 왜 몰랐을까요?”
유채하가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
“이게 성진 테크의 실제 재무제표입니다. 우리가 받은 거랑 완전히 달라요. 정문성 팀장, 대체 돈을 얼마나 챙긴 겁니까?”
정문성은 의자에 주저앉아 땀을 뻘뻘 흘렸다.
“대표님, 저는 억울합니다...”
“경호팀.”
유채하는 내선을 눌렀다.
“정문성을 데려가요. 경찰에 신고하고.”
회의실에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유채하는 이사들을 훑어보며 얘기했다.
“오늘부로 강이현이 투자분석부 임시 팀장을 맡을 겁니다. 이의 있나요?”
아무도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회의가 끝난 뒤에도 강이현은 그대로 서 있었다.
아직도 현실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주인님...”
강이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왜 저를...”
유채하는 서류를 정리하며 말했다.
“네가 이 자리에 어울리니까.”
유채하는 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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