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육시훈의 차가 연회장 입구에 천천히 멈춰 섰다. 문이 열리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달려들었다.
“시훈아! 드디어 왔구나! 오늘 영상 내보내기로 했잖아. 호텔 담당자랑 다 말해뒀어.”
“그렇지! 우리가 가장 큰 스크린 준비해뒀어. 모든 사람이 똑똑히 볼 수 있게 말이야.”
그의 친구들은 흥분에 차 떠들었다. 영상이 재생될 때 객석의 반응이 어떨지 눈빛까지 반짝이며 기대했다. 그들은 이날을 위해 수년을 기다려왔다.
그 한가운데서 육시훈은 태연하게 걸으며 작은 선물 상자를 손에 던지고 받았다.
“왜 그리 급해? 아직 이르잖아. 임유라는 정말로 내가 오늘 우리 관계를 발표할 줄 알더라고. 생일 선물까지 준비했어.”
사람들의 시선이 선물 상자로 옮겨지자 그들은 곧바로 알겠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매년 그의 생일에 임유라는 정성껏 선물을 준비했다.
때론 가치가 어마어마한 보석이었고, 때론 몇 달 동안 고생하며 만든 수제 작품이었다. 심지어 한 해는 그의 욕망에 맞추어 공중화장실에서 추잡한 영상을 찍히는 걸 참아내며 맞춰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은 그의 놀림거리가 되었다.
무슨 선물이든 간에 그는 늘 경멸하며 발로 밟아 버리거나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올해의 선물 상자는 유독 가벼웠다.
그의 친구들은 즉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자기 속옷을 시훈이한테 선물한 건 아니겠지? 하하하, 진짜 그렇다면 오늘 더 재밌어지겠네.”
“아니면 육씨 가문의 지분일 수도 있어. 얘가 시훈이를 가장 사랑하잖아. 지분 양도서를 준비했을지도 모르지.”
“분명히 좋은 거겠지. 나중에 영상이 나오고 선물을 뜯어보면 모두 임유라가 우리 시훈에게 들이댄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육시훈은 그 말을 듣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임유라가 육씨 가문에 들어온 날부터 그는 이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기 엄마를 위해 복수하고, 모두에게 그 불륜녀가 낳은 딸도 부끄러움도 모르는 천박한 여자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다. 그는 자기 엄마가 겪었던 고통을 전부 되돌려주고 싶었다.
두 눈에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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