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화
강희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혹 기억이 돌아온 건가?’
그녀는 앞에 앉아 밥을 허겁지겁 먹고 있는 선우진을 조심스레 살폈다. 잘생긴 얼굴을 제외하면 대주국 황제의 위엄이라곤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오.”
선우진은 마지막 고기 한 점을 꿀꺽 삼키며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갈대숲에서 마주쳤던 자는 아무래도 범상한 도적은 아니었던 듯하오.”
“하면 무언가 떠오른 것입니까?”
강희진은 애써 차분한 척했지만 속으론 긴장이 치밀었다.
정세 어지러운 때, 황제가 기억을 잃은 채 사라졌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가장 먼저 죽음의 문턱에 내몰릴 이는 바로 자신이었다.
“글쎄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도통 기억이 나질 않소.”
선우진은 고개를 저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우선은 상처나 잘 추스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강희진은 숨을 가늘게 내쉬며 선우진의 손에서 빈 그릇을 받으려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 순간 선우진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들어 침상 위로 끌어 올렸다.
선우진은 길게 찢어진 눈으로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묘한 눈빛을 흘렸다.
“...무얼 하시려는 겁니까?”
당황한 강희진은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며 고개를 돌려 문밖을 흘끗 보았다.
“그대는 우리를 쫓던 자들이 누구라 생각하시오?”
그가 가까이 몸을 기울이자 뜨거운 숨결이 뺨에 스치듯 닿았다.
“저도 모릅니다.”
강희진은 입술을 앙다물며 속으로 울고 싶어졌다.
그녀도 사실 선우진에게 묻고 싶었다.
처음엔 그가 마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 자신만만한 얼굴을 하기에, 저도 모르게 그 기세에 눌려버렸다.
애초에 그가 사냥을 나선 줄 알았건만 정작 사냥당한 쪽은 그였다.
“내가 아무래도 보통 신분은 아닌 것 같소.”
선우진은 비죽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아니었으면 어찌 이리도 절세의 미인을 부인으로 두었겠소.”
“...”
기억을 잃었어도 허튼소리만은 여전한 걸 보니, 타고나길 방탕한 사람이었나 싶었다.
“저는 이제 치우러 가겠습니다.”
강희진은 몸을 일으키며 선우진을 밀치려고 했다.
“내 몸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