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화
방혜란은 손을 닦은 뒤 조심스레 편지를 받아 들었다.
편지에는 몇 줄 되지 않는 짧은 글이 적혀 있었지만 그 속엔 강희진의 진심 어린 감사 인사가 담겨 있었다.
“이건 또 뭡니까?”
노만복이 들고 있는 초승달 모양의 옥패를 보고 방혜란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빛깔이 이리 곱고 맑은 걸 보면, 꽤 귀한 물건인 듯하오.”
노만복은 옥패를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못내 탄식을 내뱉었다.
“그토록 사양하지 말라 했거늘, 끝내 이런 것까지 남기고 가다니, 참...”
그가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기어이 이 옥패를 들려주고 말리라 다짐했다.
“그나저나 그 선비양반 몸은 좀 나았을는지 모르겠습니다. 희진 아우도 참, 떠난다고 한마디 말도 없이 훌쩍 가버리다니. 방금 쑥떡을 막 쪄냈거늘 분명 좋아했을 텐데 말입니다.”
방혜란은 중얼거리듯 말하며 저도 모르게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는 아쉬움과 걱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그 시각 도하 마을 외곽.
남녀 한 쌍이 거친 삼베옷 차림으로 산길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사람 모두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기품이 남달라 결코 평범한 백성이라 보기 어려웠다.
“아침에 나설 적, 부엌 한쪽에 쑥이 놓여 있는 걸 보았습니다. 분명히 혜란 언니가 또 쑥떡을 해주시려 했던 게지요...”
강희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풀이 잔뜩 죽어 있었다.
“참 한심하구나.”
선우진은 비웃듯 응수했다.
“그렇게 먹고 싶거든, 궁에 돌아가서 수라간에 만들라고 시키면 되잖으냐.”
“그 맛이 아니잖습니까.”
강희진은 입을 삐죽이며 투덜댔다.
그녀가 쑥떡에 품은 애틋한 마음을, 어릴 적부터 고귀하게 자란 선우진이 어찌 알겠는가.
경성은 온갖 권모술수가 얽히고설킨 세상, 사람 마음은 싸늘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작고 소박한 쑥떡 한 조각에는 어머니의 사랑 못지않은 온기와 방혜란의 귀한 정이 담겨 있어 쉽게 잊을 수가 없었다.
선우진은 그 사정을 짐작조차 못 했다.
그저 강희진이 노만복 방혜란 부부를 못내 아쉬워하는 줄만 알고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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