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4화
이와 같은 고초는 스무 해가 넘도록 셀 수도 없이 겪어 온 바였다. 허나 이젠 끝이 머지않았다.
강희진은 방 한구석에서 낡은 짚자리를 찾아 몸에 덮었다. 그러고는 다리를 오므린 채 구석에 앉아, 찬바람을 잠시나마 막아 보려 애썼다.
달빛이 허물어진 창문 틈을 타 방 안으로 스며들었고 서늘한 빛줄기가 바닥 위를 조용히 비추었다.
그녀는 몸을 숙여 무릎을 끌어안았다. 머릿속엔 궁에 들기 전, 어머니께서 그녀의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이별을 고하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앞길이 얼마나 험난할지는 모녀 모두가 짐작하고 있었다. 허나 어머니는 다만 그녀의 손을 꼭 붙잡은 채 다정히, 끊임없이 그녀를 불러주었다.
“희진아, 희진아, 살아 돌아와야 한다.”
‘어머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저를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강희진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이다가 점차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막 잠에 들려는 찰나, 갑자기 문이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누구냐!”
그녀는 눈을 부릅뜨고 몸을 세운 채 경계하듯 문 쪽을 바라보았다.
“저예요.”
초월이 문틈으로 조심스레 몸을 밀어 넣었다.
“네가 어쩐 일이야?”
강희진은 안도한 숨을 내쉬며 몸을 돌려 물었다.
일어서려는 찰나, 초월이 먼저 다가와 그녀의 어깨 위로 담요를 살포시 덮어주었다.
“부엌에 뭐 변변한 게 없어 이리저리 뒤져봤어요. 그나마 찾아낸 게 찐빵 두 개니, 우선 이것으로 배를 채우세요.”
그렇게 말하며 초월은 소매 안에서 기름종이에 싸인 봉지를 꺼내어 강희진에게 내밀었다.
“고마워.”
강희진은 그것을 받아 들고는 거리낌 없이 빵을 베어 물었다.
며칠째 곤죽이 되도록 시달렸으니 몸이 전처럼 버텨낼 리 없었다.
강희진 또한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살아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그리 급히 드시지 마시고 천천히 드세요.”
초월이 그녀의 등을 가만히 두드려주며 속삭였다.
“지금은 미시도 지나지 않았으니 강원주가 깨어나려면 아직도 시간이 좀 있어요.”
“이 담요는 이따가 꼭 거두어 가. 강원주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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