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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강희진은 말을 이었다. 그러고는 근심이 어린 듯 고개를 들었다. “네 어미가 정승댁에서 어떤 나날을 보내는지 전적으로 네 행실에 달렸지. 만일 네가 하루라도 일찍 황손을 잉태한다면 네 어미도 더는 네 안위를 걱정하며 눈물로 날을 지새우진 않을 것이야.” 어미와 자식이 이리도 서로를 사무치게 그리워한다 한들, 진홍월은 추호도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녀 또한 하나뿐인 딸을 둔 이였다. 강원주가 입궁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편히 지내는 중이라 하나 진홍월은 날마다 근심에 시달렸고 딸이 없는 빈자리를 애틋해하며 그리워했다. 그런 그녀가 누군가의 모정을 이처럼 잔인하게 이용하다니. 그것도 자신의 딸을 향한 애정을 미끼 삼아 남의 딸의 마음을 윽박지르는 것이다. 정녕, 지독할 만큼 이기적이고 무정한 악인이라 할 밖에! 강희진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조용히 숨을 들이켰다.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그녀는 버텼다. “그래, 나도 요 며칠 새 제법 괜찮은 물건 하나를 구했다.” 진홍월이 말을 바꾸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띤 채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무엇을 구하셨어요, 어머니?” 강원주가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진홍월은 빙그레 웃으며 소매 속에서 종이로 싸인 작은 꾸러미를 꺼냈다. “약재인가요?” 강원주는 종이봉투가 펼쳐지며 안에서 알약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의아해하였다. “이것이 평범한 약이라 여기면 곤란하지. 이건 독벌레다.” 진홍월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곁에 무릎 꿇은 강희진은 아예 없는 사람 취급이었다. “이건 일종의 ‘인’이야. 복용한 자는 일곱 날마다 해독제를 복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몸속 내장이 끊어질 듯한 고통에 시달리다 결국은 비명에 죽게 되지.” 말을 마친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강희진을 바라보았다. “어서 나아와, 약을 들라.” 진홍월은 마치 개를 부르듯 냉혹한 어조로 지시했다. 강희진은 손바닥을 살점이 패이도록 힘껏 쥐어짜며 끝내 얼굴빛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일어섰다. 천천히 진홍월 앞까지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약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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