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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강희진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다리는 것뿐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바깥의 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연회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자 한가위를 맞은 궁중 연회가 정식으로 막을 올렸다. 등용전 안은 술잔이 부딪치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대신들과 그 가족들은 모처럼의 잔치 분위기를 만끽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무대 위에는 가녀린 여인이 북소리에 맞춰 우아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모두가 화기애애한 명절 분위기에 취해 있었으나 오직 강원주만이 마음이 떠나 있었다. 춘희가 여태 오지 않는 것을 보니, 강희진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어찌 마음이 편할 수 있겠는가. “구월국 셋째 황자 탁윤이 명절을 맞아 인사 올립니다. 대주국 폐하의 위명이 길이 빛나시고 나라가 태평하며 백성이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갑작스레 우렁찬 목소리가 등용전을 울렸다. 순간 주위가 일제히 조용해졌다. 선우진은 손에 들린 술잔을 잠시 멈추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시선을 들었다. 그의 시선은 곧장 전각 밖으로 향했다. 그곳에 선 사내는 갈색빛 비단 도포를 입고 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은 가느다란 댕기로 나뉘어 묶인 채 머리끈으로 높이 묶어 올려져 있었다. 그는 당당한 걸음으로 전각 안으로 들어섰고 춤을 추고 있던 무희들 사이를 지나 선우진 앞에 멈춰 섰다. “양 장군께서는 내일 새벽에 국경으로 떠나 저들과 담판을 지으실 예정이라던데, 어찌 저 야만족이 먼저 우리 경성까지 찾아든 것인가?” “야만족 셋째 황자라더니, 꽤 이름난 인물이라 들었소. 설마 진짜로 친히 나섰을 줄이야.” “무슨 꿍꿍이인지, 아무 이유 없이 궁궐까지 찾아오지는 않았을 터.” 주변의 대신들이 수군거리며 탁윤의 방문 목적을 마음껏 추측하기 시작했다. 탁윤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그 속에 불쾌한 기색이 은연중 드러났다. “대주국에선 우리 구월국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부르시나 봅니다?” 그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선우진을 향해 뜻 모를 웃음을 지어 보였다. 구월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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