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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1화

임구택이 차를 몰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이 너에게 여주인공 역을 맡기고 싶어 했다며? 내가 이미 거절했어." "어떻게 알았어?" 소희가 놀라 무의식적으로 묻는 모습에 임구택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지금 그 작품의 가장 큰 자본주인데, 당연히 다 알고 있지." ‘자본주’라는 세 글자에 소희는 순간 예전에 두 사람이 자주 하던 농담이 생각나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너 얼굴을 알려 남들의 주목을 받는 거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네 의견을 묻지 않고 바로 거절했어. 날 탓하지는 않겠지?" "아니." 소희가 두 눈을 아래로 드리운 채 대답했다. ‘내가 여러 번이나 거절했는데도 소용없었는데, 이번에는 자본주가 직접 거절했으니 이 감독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겠지?’ "그럼 어떻게 고마워할 건데?" 임구택이 물었다. 그러자 소희가 경악하여 고개를 돌렸다. 저녁의 어두운 그림자에 임구택의 이목구비는 더욱 입체적이었고 표정도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정말로 그녀가 고마움을 표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소희가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되물었다. "뭘 해줬으면 하는데?" "오늘 저녁은 네가 사." 임구택의 요구가 이렇게 간단할 줄 몰랐던 소희가 쿨하게 대답했다. "그래." "나의 모든 요구를 이렇게 통쾌하게 들어줬으면 얼마나 좋아." 임구택이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소희를 한번 흘겨보았다. 말투에는 쉽게 알아차릴 수 없는 원한이 섞여 있었다. 하지만 소희는 고개를 돌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임구택은 소희를 데리고 남월정으로 갔다. 문과 벽, 그리고 들어간 후에 펼쳐지는 정원은 전부 이전과 똑같았다. 다만 대나무가 더욱 무성해졌고 계수나무도 조금 더 굵어졌다. 임구택이 앞에서 걷고 있었고 소희가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러다 절반쯤 들어갔을 무렵 임구택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가볍게 웃었다. "빨리 걸어. 매번 올 때마다 돌계단을 세더니, 아직도 돌멩이가 몇 알인지 다 세지 못했어?" 임구택의 말에 소희가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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