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0화
이때, 소동은 더 이상 숨길 방법이 없었고 민영을 부르지도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못했다.
“큰아버지, 죄송한데 저 일 그만둬서 더는 마민영의 디자이너가 아니라 도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녀의 말 한마디에 떠들썩했던 거실은 금세 물 뿌린 듯 조용해졌다. 진연은 믿기지 않다는 듯 물었다.
“언제 관뒀는데? 왜 말하지 않은 거야?”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하순희가 해바라기씨를 먹으며 입을 열었다.
“공교롭네. 큰오빠가 소동에게 부탁하려는데 소동이 일을 그만뒀다 하니.”
이에 소정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혹시 큰 아버지를 돕고 싶지 않아 일부러 핑계 대는 건 아니냐?”
“아니에요. 그만둔지 사나흘이나 됐어요.”
“근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한 거야?”
진연 또한 얼굴이 어두워져 물었고 소동은 얼굴이 창백하여 고개를 푹 숙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소해덕의 질문에 소동은 울먹이며 사실대로 얘기했다.
“저와 마민영의 관계는 좋았어요. 근데 소희가 제가 마민영의 개인 디자이너가 된 게 질투가 났는지 감독이랑 짜고 저를 무시하기 시작하더니 마민영과 제 사이를 이간질시키더라고요. 소희의 말에 넘어간 민영이 저한테 불만이 하나둘씩 쌓여갔고 저는 정말 하는 수없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어요.”
말이 끝나자 해덕은 손에 든 찻잔을 내려놓았다.
“또 소희야?!”
진연은 독이 잔뜩 올랐다.
“걔는 소동을 망치고 싶어서 안달 났나!”
연경과 설아는 눈이 마주치더니 싱겁다는 듯 말을 보탰다.
“소희 걔는 도대체 왜 그런다니?”
소시연이 벌떡 일어나서 소동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웃기는 소리하고 있네. 소희가 너를 질투한다고? 뻥을 칠 거면 상대를 봐가면서 정도껏 쳐. 도대체 네가 소희보다 뭐가 더 잘났다고 걔가 너를 질투해?”
이에 소찬호도 동의한다는 듯 말을 했다.
“매번 거짓말하는 것도 지겹지 않아? 소희 누나가 여기 없다고 그렇게 말을 한다고? 어디서 가당치도 않는 피해자 코스프레야!”
두 사람의 폭로에 소동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순희는 그 둘을 노려보았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