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21화
어쩌면 희망을 주는 것이 더 잔인할 수도 있었다. 서인은 천천히 몸을 돌려 임유진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유진아, 너는 내 과거를 몰라서 그래. 나는 사람도 죽이고 불도 지르고, 온갖 짓을 다 해왔어.”
“여자들도 많았지. 몇만 원만 주면 쉽게 몸을 파는 그런 여자들 말이야. 내 삶은 항상 칼과 피를 동반한 날들이었어.
“목숨을 걸고 돈을 벌었기 때문에 돈이 손에 들어오면 그저 흥청망청 써버렸지. 도박, 레이싱, 유흥, 자극적인 것만 찾아다녔어!”
유진은 서인을 놀란 눈으로 바라보자 서인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놀랐지? 그래도 진짜로 나를 좋아하는 건가? 너는 그저 나에 대해 조금 궁금해하는 거야. 궁금증이 만들어낸 변형된 애정일 뿐이고.”
“진짜로 나를 알게 된다면, 아마 경멸만 남을 거야!”
“내 삶은 이미 너무 많이 퇴폐해졌어. 남은 날들은 그저 겨우 숨만 쉬며 살아가고 싶고 결혼이나 자녀를 갖는 것도 내 계획에도 없어.”
자조적으로 웃으며 서인은 말을 덧붙였다.
“연애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유진은 여전히 서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고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자 서인은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너는 나를 구원할 수 없어. 네 연민과 감동에 젖어 있지만, 그만하고 네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 나를 잊어버려!”
말을 마친 서인은 돌아서서 큰 걸음으로 떠났다.
유진은 서인이 머리도 돌리지 않고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 걸음 물러섰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충격을 받은 유진은 철창에 기대었고 심장은 거세게 요동치고 있었다.
서인의 과거는 정말 유진의 상상을 초월했고 유진의 마음은 혼란스럽고 아팠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가슴이 막혀 울고 싶었다.
...
소희는 화장실을 다녀온 후, 서인이 혼자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보았고 유진도 자리로 돌아갔는데 표정은 멍해 보였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아 보였다.
소희가 서인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나한테 화난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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