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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9화

“아니에요, 그냥 오해일 수도 있어요.” 유진이 말했다. “만약 방연하가 아직 나를 좋아한다면, 내가 다시 한번 만나서 말할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직접 말할 거야.” 구은정의 말에, 유진은 순간 멍해졌다. 눈가가 살짝 붉어졌고, 부드러운 얼굴은 더더욱 복숭앗빛으로 물들었다. 그러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 “누가 말하래요?” 그날 서로 솔직하게 얘기한 이후, 며칠 동안 두 사람의 분위기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 그런데 은정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좋아한다고 말해버리니, 오히려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몰랐다. 은정은 말했다. “솔직히 말해도 안 되는 거야?” 유진은 표정을 다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나랑은 상관없어요. 연하 안 좋아하면 분명하게 말해요. 괜히 질질 끌지 말고요.” 은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내가 그런 사람이야?” 유진은 고개를 숙였다. 효성은 분명 오해하고 있었다. 이 일은 셋이 제대로 마주 앉아 솔직하게 풀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은정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집에도 안 들르고, 옷도 안 갈아입고 그냥 온 거야? 이거 물어보려고?” “그럼 뭐겠어요?” 유진이 코웃음을 치자, 은정은 검은 눈동자를 고정시키며,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난 네가 날 보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유진의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얼굴은 점점 붉어졌고, 마치 연하처럼 화난 척하며 외쳤다. “아니, 삼촌 진짜 안 끝낼 거예요? 계속 이러면, 나 진짜 다시는 안 올 거예요!” 은정은 입가를 살짝 풀며, 한발 물러나는 어조로 말했다. “알겠어. 최대한 자제할게.” 유진은 그의 웃음소리에 더 정신이 어지러워졌다. 애옹이를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말했다. “나 갈래요!” “수업은 안 해?” 은정이 묻자, 유진은 어딘가 토라진 말투로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안 해요!” 은정은 유진을 배웅하며 문 앞까지 나갔다. 하지만 유진은 등을 돌린 채 문을 닫아버렸고, 단 한 번도 고개를 돌려보지 않았다. 은정은 무의식적으로 혀끝으로 어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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