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0화
십여 분 뒤, 백림이 돌아왔다. 외투를 벗으며 들어선 남자는 얼굴에 약간의 초조함이 띠었다.
자신을 다잡으며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마치 팔팔한 젊은 청년처럼 조금의 긴장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백림은 곧바로 침실 문을 밀고 들어갔지만 유정은 침대에 없었다.
미간을 약간 찡그리며 뒤돌아 나가려는 순간, 화장실에서 나온 유정이 민망하고 미안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미안, 나 그날이야.”
이에 백림의 눈동자가 살짝 수축하며, 어이가 없다는 듯 유정을 바라보았다.
유정은 백림이 오해할까 봐, 자기를 놀리는 줄 알까 봐 황급히 설명했다.
“진짜야, 예상일보다 하루 먼저 시작됐어. 나도 몰랐어.”
백림은 한숨을 내쉬며, 유정의 순진무구한 눈빛을 보다 웃을 수밖에 없었고, 손에 들고 있던 상자를 흔들며 물었다.
“근데 그러면 나보고 이걸 왜 사 오라 그런 거야?”
“응?”
유정이 의아하게 백림을 바라보자, 남자는 여자의 당황한 표정을 보며 다시 한번 그 의심을 떠올렸다.
“너 진짜 몰라?”
이에 유정은 뭔가 말을 잘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태연한 척 대답했다.
“뭐가?”
백림은 눈빛을 스르르 바꾸며 가볍게 웃었다.
“아니야. 몸은 불편하지 않아?”
유정은 약간의 복통이 있었지만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담담히 대답했다.
“괜찮아.”
백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좀 더 자. 난 아침 사 올게.”
“안 잘래. 옷 갈아입을 거야.”
백림은 유정의 방문을 닫아주고 집을 나섰지만 나가기 전의 설렘과는 완전히 다른 기분이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백림이 돌아왔는데, 몸에 겨울의 찬 기운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유정아, 와서 밥 먹자.”
백림이 부르자, 유정이 걸어 나왔다.
“어디 갔다 왔어?”
혹시 딴 여자라도 만난 건가 싶어 속으로 의심하며 물었다.
백림은 보온병에서 뜨거운 삼계탕을 꺼내며 그녀 앞에 놓았다.
“이럴 땐 보양이 필요하지. 팔진식당의 삼계탕이 제일 좋아. 따뜻할 때 먹어.”
팔진식당까지는 차로 40분 거리였다. 그 먼 길을 아침 일찍, 유정 하나 위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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