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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8화

그 말에 유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왜요? 그 사람들이 원하는 건 작품이지, 작가가 아니잖아요?” 윤우현이 말했다. [전시회 책임자의 요구예요. 나도 솔직히 잘 이해는 안 돼요. 그래서 이렇게 계속 전화 드리는 거예요.] [그 많은 마스터 급 작가들과 함께 전시할 기회, 얼마나 드물다는 거 칠성도 잘 알잖아요.] 유정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가슴속이 쪼개지는 듯한 통증에, 마치 몸이 반으로 갈라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 번도 이렇게까지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멀리서 모닥불 주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정은 고개를 돌리자, 희미한 안개가 내려앉은 황혼 속에서, 백림은 유정을 바라보고 있는 듯 보였다. 이미 선택한 길이라면, 끝까지 가야 했다. 마음을 바꾸는 건 자신만 상처 입는 일이 아니니까. 남도 다치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미안해요.” 유정은 낮고 단호하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밤공기를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자신이 앉았던 의자 위엔 양털 담요가 덮여 있었고, 잠시 비워뒀을 뿐인데 여전히 따뜻했다. 백림은 유정에게 따뜻한 핫초코 한 잔을 건네며 물었다. “무슨 일 있었어?” 이미 거절한 상황에서 유정은 더 이상 말을 늘어놓고 싶지 않아, 그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별거 아니야.” 백림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유정의 손을 잡고,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한쪽에선 진기호가 백림에게 물었다. “미스터 임은 무슨 일 하세요?” 백림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글쎄, 관리하는 일 정도?” 기호는 곧바로 맞장구쳤다. “그럼 저랑 비슷하네요!” 기호는 자신이 전공한 분야와 최근 회사들의 경영 철학에 대한 소견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꽤 해박했고, 자신만의 분석과 시각도 갖추고 있었다. 기호는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고, 백림은 줄곧 잔잔한 미소를 띠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주는 정도였다. 백림의 눈빛은 밤처럼 깊고 잔잔했고, 말수는 적었지만 경청의 자세는 흔들림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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