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97화
조백림은 몸에 꼭 맞는 정장을 입고 주윤숙 옆에 앉아 있었다.
유신희 자리에서 딱 보이는 그 남자의 옆얼굴은 단정하고 냉철해 보였고, 그녀의 마음속 질투심은 마치 끓는 물처럼 들끓었다.
유정이 당했던 온라인 악플 사건도 결국 조백림이 손을 써서 정리한 걸까?
어떻게 저런 난봉꾼으로 알려진 남자가 유정 앞에서는 이렇게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단 말인가?
조엄화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신화선 옆에 몸을 기울이며 낮게 속삭였다.
“봐요, 조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유정이가 칠성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정작 자기 식구들한테는 하나도 말 안 했어요.”
“출가외인이라더니,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 조씨 집안 식구는 챙기고, 우리 쪽은 뒷전이잖아요.”
그 말에 신화선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서서히 사라졌다.
“유정이가 우리한텐 숨긴 건, 그건 확실히 잘못했네.”
조엄화는 눈꼬리를 찡긋거리며 날을 세운 말투로 말했다.
“어머님, 형님은 알고 있었을까요? 유정이 자기 딸인데, 그걸 몰랐을 리 없잖아요. 그래도 연기 한 번 기가 막히게 하네요.”
신화선은 고개를 돌려 여전히 흥분해 있는 서은혜를 힐끗 바라보았다. 도무지 꾸며낸 표정 같지 않았다.
조엄화는 이어 말했다.
“형님네는 겉보기엔 순진한 것처럼 보여도 뭐든 다 속으로 감추고 있어요. 우리처럼 솔직하지 않다고요. 신희는 무슨 일이든 가장 먼저 어머님한테 말하잖아요.”
신화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일단 전시나 보자꾸나.”
그때 또 다른 직원이 다가와 차를 리필해 주었다. 서은혜는 문득 유정이 아까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전시 정말 서비스가 끝내주네요!”
직원은 공손하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칠성 작가님께서 특별히 부탁하셨어요. 가족분들 편하게 지내시라고 제가 전담으로 모시게 됐어요.”
서은혜는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한 채 말했다.
“아이고, 고마워요!”
조엄화는 손에 들고 있던 주스 컵을 탁 소리 나게 트레이 위에 내려놓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 얼굴은 창백하게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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