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15화
유지태는 머쓱하게 웃었다.
전화를 끊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유정에게 다시 한번 외할아버지인 서정후에게 전화를 드리라고 했다.
지금 이 시점에 경성에서 강성까지 내려오는 건 아무래도 피하는 게 좋았다.
서정후는 실탄이 장전된 총기를 합법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유정도 그걸 잘 알기에 재빨리 전화부터 걸었다.
“외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요.”
[유씨 집안은 하나같이 못됐구나. 그놈의 잔머리 굴리는 소리가 경성까지 들린다고 들려!]
[예전에 네 엄마가 내 말 안 듣고 네 아빠한테 시집가겠다고 고집부릴 때도 그랬지. 너까지 또 속아 넘어가면 안 돼.]
[똑바로 생각해. 외할아버지가 있잖아. 무서워할 사람 하나도 없어!]
그 말에 유정은 며칠 만에 처음으로 웃음을 보였다.
“알아요, 외할아버지가 저를 얼마나 아끼는지. 저도 제가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진짜 내가 안 내려가도 되겠냐?]
“직접 나설 필요 없어요. 이 일 정리되면 제가 경성에 가서 설 같이 보낼게요.”
[하하, 조백림 그놈이랑 파혼한 게 오히려 잘된 일이야. 경성 오면 외할아버지가 더 괜찮은 남자 소개해 줄게.]
이에 유정은 눈을 떨구며 나직이 말했다.
“네.”
서정후의 압박에 못 이긴 유지태는 결국 조철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집안의 파혼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조철용은 뜻밖이라는 듯 반문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전에 유정이가 우리 집에 왔을 때만 해도 백림이랑 참 잘 어울려 보이던데.]
유지태는 쑥스럽게 말했다.
“유정이가 약혼을 꼭 깨야겠다고 해서 그래. 물론 우리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좋게 이어가길 바라지만, 요즘 세상에 억지로 결혼시키는 건 무리잖아.”
조철용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아마 다툰 모양이지. 우선은 시간을 좀 줘서 진정시켜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도 백림이한테 한번 물어보지. 또 무슨 사고를 쳐서 유정이를 화나게 한 건지.]
[난 유정이를 정말 마음에 들었고 진짜 손주며느리 삼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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