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6화
이에 조변우는 목소리에 짜증을 감추지 못한 채 말했다.
“지금 백림인 유신희랑 약혼하려 하잖아!”
주윤숙은 눈가를 옅게 찌푸리며 조용히 대답했다.
“이제 그만하고, 상대 측 집안 식구들 챙기러 가요.”
쫓겨난 듯한 분위기였지만, 조변우는 여전히 맞은편 소파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남자는 테이블 위 유리잔에 담긴 차를 가리키며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
“요즘 잠도 못 자니까, 이런 차 많이 마시지 마.”
주윤숙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자, 조변우는 눈치를 보다가도 스스로 무안해진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침 조철용이 들어오는 걸 본 남자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다가갔다.
주윤숙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조변우는 일부러 한박자 늦게 걷다가 여자의 발걸음을 맞춰 나란히 걸어갔다.
약혼식은 곧 시작될 참이었으나, 백림은 예정 시간보다 한참 늦게 도착했다.
회색빛 블루 셔츠에 어두운 정장, 몸에 꼭 맞는 바지로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었다.
말끔한 옷차림에 날카로운 이목구비까지 더해져, 그 모습은 더없이 당당하고 단단해 보였다.
신희는 이렇게 멋있는 백림이 이제 자신과 약혼할 사람이라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그러나 백림은 모두의 시선을 잠시 훑더니, 직설적으로 물었다.
“유정이는 안 왔나요?”
그 말에, 그 공간의 공기가 싸늘해졌고, 서은혜가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유정이가 오늘 중요한 일이 있어서, 참석이 어렵다고 했어.”
이에 백림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었다.
“전화 한 통 해주세요. 당장 오라고.”
신희의 얼굴빛이 순간 흐려졌고, 조엄화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유정이가 자발적으로 안 오는 걸 굳이 무리하게 부르지 말죠.”
그러나 백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소파에 앉았고, 냉소와 오만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유정이 안 오면, 오늘 약혼식 안 해요.”
그 말에, 모두의 표정이 변했고, 특히 신희는 하얗게 질렸다. 목에 걸린 다이아 반짝임조차 여자의 창백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조철용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조백림, 언제까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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