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3화
[드디어 전화를 받았네. 유정이 찾았어요? 경찰 부를까요?]
장의현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묻자, 조백림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이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신고하지 말아요. 내가 찾았으니까.”
유정을 찾았다는 말에 의현은 놀랐다가 바로 물었다.
[유정은 어때요? 지금 어디예요?]
“괜찮아요. 일단 집으로 데려가는 중이니까, 의현 씨는 호텔로 돌아가요. 내일 연락할 테니까.”
[난 유정을 직접 보고 싶어요.]
그러나 의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전화는 끊겼고, 그녀는 분해서 휴대폰을 던질 뻔했다.
조백림은 계속해서 유정을 품에 안고 있었다. 백림이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유정에게 실제적인 상처가 없었다. 둘째, 신고가 접수되면 여경이 끝까지 물고 늘어져 이 일을 세상에 퍼뜨릴 것이 분명했다.
조시안에게 당했다는 낙인은 평생 유정을 따라다닐 것이었다.
지금은 서로 약점을 쥔 셈이라, 여경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기도 했다.
백림은 품에 안긴 유정을 바라보며 손끝으로 여자의 이마와 눈썹을 어루만졌다. 얼굴을 살짝 맞대니, 문득 자신이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절감했다.
백림은 유정을 망강 아파트로 데려왔다. 침대에 눕힌 뒤,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과 상반신을 가볍게 닦아주었다.
목덜미의 멍 자국을 보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잠시 숨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모든 정리를 마친 그는 침대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못했다.
방금 일까지 겹치니 한순간도 곁을 비우기가 싫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신발을 벗고 침대에 올라가 유정을 가만히 끌어안았다.
익숙한 향기, 익숙한 온기. 두 사람이 이곳에서 나누었던 수많은 순간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때 유정은 품에서 환하게 웃곤 했다. 여자는 자신에게 따뜻하다고 말하며 먼저 입맞춤을 하고, 해가 방안으로 스며들면 반짝이는 눈빛으로 인사를 건넸다.
이 모든 것이 그저 한때의 호감이었을까? 도대체 언제, 아무런 징조도 없이 마음이 떠나 버린 걸까?
백림은 몸을 웅크려 유정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는 어둠 속에서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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