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3화
“꽤애앵!”
유정의 발밑에서 정체불명의 괴성이 터지자, 조백림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 시선이 유정 발밑의 철장을 향하자, 그는 웃음을 삼킬 수 없었다.
“설마 철판 위에 올려서 거위탕 끓이려고?”
유정은 할 말을 잃었고, 강희는 바로 웃음을 터뜨렸다.
“거위 아니고 기러기예요. 고효석 씨가 가져온 거래요.”
“기러기를 데려왔다고?”
백림의 눈빛이 살짝 차가워졌고, 말투엔 묘한 의미가 실렸다.
“그게 어떤 의미지?”
효석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얼굴이 붉어졌고, 유정은 철장을 슬쩍 발로 툭 차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반려동물 키워보고 싶어서. 외할아버지가 경성에서 얘 통해서 보내신 거야.”
“반려동물? 그게 기러기야?”
백림은 비웃는 듯한 미소로 유정을 바라봤다.
“왜, 안 돼?”
유정은 똑 부러지게 되물었다.
“되지. 단, 소음만 안 난다면 말이야.”
백림은 짙은 눈길로 유정을 바라보며, 평범한 말투에 묘한 여운을 실었다.
유정은 순간 그 시선을 피하고 싶을 만큼 불편해졌고, 속으로는 진심으로 그를 발로 차고 싶었다.
그때 효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제가 다시 경성으로 가져갈까?”
“아니야.”
유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당분간 강성에 있겠다면서. 친구 만나러 온 거잖아. 내가 맡아서 잘 돌볼게.”
여자는 더 이상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았고, 백림은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유정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냉담함과는 다른 웃음을, 효석에게는 스스럼없이 보여주는 그 모습이 표정이 서늘해질 만큼 낯설고 불쾌했다.
효석은 어딘가 위축된 듯 식사를 대충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후에 전우 집에 들러야 해서, 먼저 가볼게.”
그 말에 유정은 자리에서 함께 일어났다.
세 사람은 함께 식당 문 앞까지 나갔고, 효석이 차에 올라 떠난 후에야 유정과 백림은 안으로 되돌아왔다.
강희는 분위기를 눈치채고, 핑계를 대며 자연스럽게 빠져나갔다. 유정이 계산하려고 카운터에 갔을 때, 직원이 말했다.
“고객님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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