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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0화

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는 눈동자가 살짝 흔들리는 걸 보니,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그는 자국 언어 억양이 섞인 서툰 말로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학생 때 좋아하던 여자가 있었어요. 그 애도 절 좋아했죠. 우린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게 됐는데, 졸업하면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어요.” “하지만 졸업 후 제가 찾아갔을 땐, 그 애는 이미 다른 남자와 사귀고 있더군요. 우리의 약속은, 그 애한테만 잊혀진 거였어요.” “그 일을 오랫동안 잊지 못했어요. 그 애에게 남자친구가 있다는 현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그래서 아예 상처를 떨쳐내려고 한국으로 왔어요. 그 아이가 없는 곳에서 다시 살고 싶어서요.” “그런데 며칠 전, 그 애가 전화를 했어요. 저를 많이 그리워했다고, 생일 파티에 꼭 와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인들에게 물어봤는데, 몇 달 전에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는 거예요. 아마 다시 잘해보자고 부른 것 같아요.” 조지는 간절한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봤다. “만약 우리가 다시 만나서, 그 애가 저한테 아직 좋아한다고 하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남자의 푸른 눈은 마치 맑은 하늘처럼 투명했고, 유정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건 정말 어려운 질문이었다. 자신의 감정조차 엉망진창인 마당에, 남의 사랑 문제까지 판단한다는 건 버거운 일이었다. 조지는 다시 물었다. “유정 씨라면 다시 받아줄 건가요?” 유정은 조금 생각하다가 물었다. “아직 그 사람을 좋아해요?” 조지는 한참 말이 없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그 뒤로도 몇 명 만났지만 항상 그 애가 떠오르더라고요.” 유정은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다시 돌아가요. 서로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거예요.” “어린 시절의 약속은 가볍고 미숙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서로를 정말 아는 나이잖아요. 지금 선택한다면, 그건 진심일 거예요.” 조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되뇌었다. “맞는 말이에요. 고마워요.” 조지는 술잔을 들어 올렸다. “고민을 해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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