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2화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유정의 어깨 위로 외투 하나가 조심스럽게 덮였다.
뒤를 돌아보니 조백림이 그녀 곁으로 다가와, 팔을 난간에 기대고 바깥의 눈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이게 네가 보고 싶다고 했던 그 큰 눈 아니야? 좀 이따 조지까지 불러서 마당에서 눈싸움할래?”
유정은 피식 웃었다.
“어른 세 명이 눈싸움한다고?”
백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
“그게 어때서? 우리가 재밌으면 된 거지. 남들 눈치를 왜 봐?”
유정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 나이를 지나면, 마음도 달라져. 거기 서 있어도, 예전처럼은 못 돼.”
백림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시도도 안 해보고 어떻게 알아?”
유정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냥 하고 싶지 않아.”
백림은 유정을 깊이 바라보았다.
“왜?”
유정은 눈을 돌려 백림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어깨에 걸친 외투를 벗어 남자에게 건넸다.
“한 번 넘어졌으면, 두 번은 넘기고 싶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한 유정은 몸을 돌려 거실로 돌아갔다.
백림은 유정의 외투를 품에 안은 채, 묘한 의미가 담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눈을 바라보며 혼자 조용히 웃었다.
그날 밤, 조지는 백림의 집에 묵었고, 시간이 늦어지자 유정은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유정이 집에 돌아간 후, 조지는 백림에게 물었다.
“내가 다시 돌아올 땐, 너희 둘 다시 잘 지내고 있을까?”
백림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대답했다.
“물론이지.”
남자는 조지와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너도 올 땐 네 여자친구 데리고 와.”
조지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같이 노력해 보자.”
백림은 잔을 들고 고개를 젖혀, 남김없이 들이켰다.
유정은 집으로 돌아와 베란다에 섰다.
바깥에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문득 기분이 이끌려 두꺼운 패딩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섰다.
단지 안의 화단과 길은 모두 하얗게 덮여 있었고, 온 세상이 은빛으로 감싸여 있었다.
저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는데, 정말로 눈싸움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두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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