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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94화

유정은 잣 한 줌을 까서 손바닥에 올려 들고, 새장 안으로 손을 살짝 뻗었다. 그러자 작은 새 두 마리가 유정의 손가락 위에 내려앉았고, 고개를 숙여 손바닥의 잣을 쪼아먹기 시작했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유정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조백림은 뒤돌아보며 그 모습을 바라봤고,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이런 건가. 마음마저 그 사람에게 따라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잠시 후, 백림이 유정을 불렀다. “유정, 이 채소 좀 씻어줄래?” “그래!” 유정은 밝게 대답하고는 손에 있던 잣을 새장 안에 다 털어 넣고, 손을 털며 부엌으로 돌아섰다. 문턱을 넘는 순간, 유정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졌다. 혹여나 아까 자신이 한 대답이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멀뚱히 서 있어?” 백림이 고개를 돌려 유정을 바라보자, 여자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가가며 물었다. “뭘 씻으면 돼?” 백림은 유정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느끼고, 여자가 기분이 상하기 전에 얼른 손에 채소를 들려주었다. 당근 하나와 체리 바구니를 건네며 말했다. “당근은 나 주고 체리는 네가 먹어.” 유정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나 시키기 힘들까 봐, 먹을 걸로 매수하려는 거야?’ 여자는 채소를 들고 옆의 싱크대로 가 씻기 시작했다. 모두 깨끗이 씻은 후, 유정은 체리를 들고 창가로 나가며 물었다. “이 체리, 새들한테 먹여도 돼?” 백림은 돌아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괜찮아. 근데 너무 많이는 주지 마.” 유정은 고개를 끄덕이고, 체리를 반으로 잘라 원앙새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하나는 부엌 안에서, 하나는 마당에서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 모습은 꽤 잘 어울렸다. 생신 잔칫날, 백림은 손수 만든 면을 어르신에게 가져다드렸다. “유정이랑 같이 만든 거예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유정도 급히 일어나 말했다. “외할머님, 생신 축하드려요!”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기쁜 얼굴로 웃었다. 면을 한 입 떠먹고는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맛있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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