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03화
유정은 문득 예전에 조씨 저택에서 조백림이 자기 개 이름이 조이라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땐 농담인 줄 알았다. 조시안을 비꼬는 말인가 싶었는데, 진짜로 그 이름을 가진 개가 있었던 것이다.
조이라는 이름을 가진 덩치 큰 개는 낯선 사람이 온 것이 반가운지, 흥분해서 유정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다.
유정은 반사적으로 백림 뒤로 숨자, 그는 허리를 굽혀 조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 봐, 얘 이름은 유정이야. 내가 아주 많이, 정말 많이 아끼는 사람이야 앞으로 네 주인 될 유일한 사람이기도 하고.”
유정은 그 말은 거의 앞으로 자신은 유정 하나만 바라보겠다는 선언처럼 들려 뭐라 할지 몰랐다.
그런데 유정은 지금껏 하늘을 향해 맹세하는 사람, 사람을 향해 맹세하는 사람, 심지어 전등을 향해 맹세하는 사람도 봤었다.
그런데 개 앞에서 맹세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만약 그 맹세를 어기면, 조이가 물기라도 할까?’
조이는 유정이 무서워하는 걸 느꼈는지 얌전히 앉아 꼬리를 흔들며 귀여운 동작을 했다. 꼭 자기는 착한 개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유정은 백림의 조이가 생각보다 괜찮다 느끼고는 그를 향해 말했다.
“왜 미리 말 안 했어? 네 아들이라며, 첫 대면인데 선물이라도 챙겨올 걸 그랬네.”
백림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실수했네. 아들이 자기 엄마를 처음 보는 날인데, 내가 선물 준비도 안 했잖아.”
유정은 눈을 흘겼다. 뭐가 어쨌든, 자꾸 말릴수록 자신이 말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이후 백림은 유정을 데리고 자신이 주로 머무는 또 다른 별장으로 향했다. 유정은 그저 문 앞에 서서 안 들어갔다.
“설마 네가 소유한 집을 전부 보여주려는 건 아니지?”
백림은 웃으며 말했다.
“여긴 자주 오는 두 곳 중 하나야. 다 보여주면 하루로는 부족하지. 필요하면 집문서 정리해서 리스트로 넘겨줄 수도 있는데?”
유정은 직감적으로 기분이 이상했다.
“조백림, 너 지금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남자는 유정의 앞에 서서 깊은 눈빛으로 말했다.
“그냥 내가 어떤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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