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28화
유정은 작은 소녀에게 따뜻한 물을 부탁한 뒤, 약상자에서 해열제와 감기약을 꺼냈다. 물이 도착하자, 소녀의 엄마에게 약을 조심스레 먹였다.
약을 먹이고 나서 천막 안을 둘러보니, 안에는 과자 몇 개와 생수 두 병 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낡은 텐트는 천장과 측면이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고, 찬바람이 쉴 새 없이 들이쳤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밤을 보내란 말인가?
지난 며칠 동안 엄마와 아이가 어떻게 이 추위를 버텼을지 생각하니 가슴이 아렸다. 소녀의 엄마가 병에 걸린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다른 친척은 없어?”
유정이 아이에게 조심스레 묻자, 소녀는 주춤거리며 대답했다.
“할머니랑 삼촌이 같이 살아요. 자기네끼리 나무로 집 지었어요.”
그러면서 조심스레 방향을 가리켰다. 유정이 눈길을 따라가 보니, 십여 미터 떨어진 큰 나무 아래에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엮은 임시 쉼터가 보였다.
“앞으로는 어른들 줄에 끼지 말고 여기서 엄마 잘 돌봐. 알겠지?”
유정은 아이에게 이르고는 바로 밖으로 나와 물자 트럭 쪽으로 가서 효석을 찾았다.
효석은 상황을 듣자마자 텐트 하나를 챙겼고, 유정은 두툼한 이불과 옷을 품에 안고 다시 천막으로 돌아갔다.
효석은 아이와 여자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상황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이건 너무 심하잖아.”
산사태는 순식간이었고, 대부분의 주민은 몸만 빠져나오기 바빴다.
집과 살림살이는 모두 산 아래에 묻혔으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정도였다.
두 사람은 새 텐트를 설치하고 안에 포근한 이불을 깔았다. 이어서 병든 여자를 조심스럽게 옮겨 눕혔다.
유정은 다시 한번 트럭으로 돌아가 방한복과 먹을거리를 챙겨 왔다. 그러고는 차에 남아 있던 오리구이 세 마리도 전부 꺼냈다.
집이 무너지지 않았던 한 이웃이 냄비 하나를 빌려주었다. 유정은 오리구이를 손으로 찢어 냄비에 담고, 아이에게 불을 피워 국 끓이는 법을 알려주었다.
작은 아이는 참으로 씩씩하고도 속 깊었다.
“언니, 우리 집을 살려줘서 고마워요!”
아이의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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