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4화
방에 있던 유정이 조백림의 연락이 없자, 그가 잠든 줄 알고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곧장 잠에 들었다.
그날 밤, 유정은 아주 깊은 잠을 잤다.
이른 아침, 대문의 거위 소리에 잠이 깬 유정은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훤히 떠 있었다.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유정은 백림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일어났어?]
답장을 기다리며 배가 고파 부엌으로 내려갔다.
부엌에 들어서자 먼저 짙은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다음으로는 의자에 기댄 채 잠든 백림이 보였다.
백림은 아직 어젯밤 옷 그대로였다. 한 손으로 이마를 괴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고, 긴 눈썹은 내려앉아 깊게 감겨 있었다.
옆에선 탕이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온 아침 햇살이 그의 또렷한 이목구비를 비추며 눈썹과 콧대 위로 은은한 금빛을 드리웠다.
그 모습은 더없이 고고하고 아름다웠다.
유정은 몸을 숙여 다가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백림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남자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백림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유정이 막 몸을 떼려는 순간, 그가 허리를 감싸 안았다.
이에 유정은 밝게 웃었다.
“자고 있는 척한 거야?”
백림은 피곤이 어린 눈썹 사이로 게으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래는 자고 있었는데, 네가 오는 소리에 바로 깼지.”
유정은 이마를 찌푸렸다.
“왜 여기서 잤어?”
백림은 국이 끓는 냄비 쪽으로 시선을 옮기며 대답했다.
“너 주려고 탕 끓이다가.”
“하룻밤 내내 끓였다는 거야?”
유정의 눈이 점점 커지자, 백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유정은 눈동자를 굴렸다.
“할아버지가 시킨 거지?”
백림은 고개를 저으며 허스키하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아니? 내가 자청했어.”
금세 눈치를 챈 유정은 기막히고 안쓰러워 다그치듯 말했다.
“밤새 하나도 안 잔 거야?”
“가끔 졸긴 했어.”
백림은 유정의 허리에 손을 얹고 말했다.
“괜찮아. 하룻밤 안 잔다고 죽진 않아.”
“나 할아버지한테 따질 거야!”
유정은 백림의 무릎에서 벌떡 일어나려 했지만 백림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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