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1화
서선혁은 알고 있었다. 장의현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한 번 거절했던 사이였기에, 두 사람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거리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의현을 밀어낸다면, 너무 면박을 주는 건 아닐까?
어쩌면 영화 내용에 감정이 격해져서, 잠깐 기댄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조금만, 딱 조금만 기대게 두자.
그렇게 생각하며 선혁은 가만히 있었다.
영화는 암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고, 극장 안도 어둠에 잠겨 있었다. 빛이 사라진 대신 감각은 더 또렷해졌다.
예컨대, 부드럽게 닿은 뺨의 촉감, 가늘게 섞인 숨소리. 선혁의 심장은 이유 없이 빨라졌고, 어깨엔 묘한 감각이 퍼졌다.
선혁은 분명 의현을 좋아하지 않았고, 지금 이건, 그냥 생리적인 반응일 뿐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그때였다. 옆에서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고, 누군가 낮게 말했다.
“어, 누구세요?”
선혁은 순간적으로 고개를 홱 돌렸는데. 어둠 속에서도 단번에 알아봤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의현이었다.
그럼, 지금 어깨에 기대 있는 사람은 누구지?
선혁의 등줄기에 싸늘한 기운이 번졌고, 본능적으로 몸을 틀며 자리를 비켰다.
자기 어깨에 기대 있던 여자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선혁을 바라보다, 의현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 일어섰다. 당황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저, 자리 잘못 앉았어요. 죄송해요!”
여자는 민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허리를 잔뜩 숙이며 뛰어나갔다. 그녀는 두 줄 앞쪽으로 가서야 자리를 제대로 찾아 앉았다.
이에 의현은 어이없다는 듯 작게 탄식했다.
“정말 별사람이 다 있네.”
의현은 무표정하게 제자리로 돌아와 앉으며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낮게 말했다.
“내가 참 기가 막힌 타이밍에 왔네?”
선혁은 의현을 흘긋 보며 이를 악물듯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나는 진짜 네가 돌아온 줄 알고...”
말을 잇다가 의현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한 걸 느낀 순간, 입을 다물었다. 두 사람의 눈이 어둠 속에서 마주쳤다.
단 몇 초였지만, 그 침묵은 길게 느껴졌다.
의현은 먼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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