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46화
다음 날 아침, 오혜랑은 벌써 의현의 방으로 들이닥쳤다.
“손화란 아주머니한테 들었는데, 네 남자친구 생겼다며?”
“왜 엄마한테는 말도 안 했어?”
“어디 사람이야?”
벌이 쏘듯 쏘아붙이는 질문에 의현은 눈을 비비며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아직 아무것도 확실한 거 없어서 그러죠.”
의현은 이불을 걷어내고 졸린 눈으로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손화란이 알았다면, 엄마가 모를 리 없다는 걸 진작 예상했었다.
오혜랑은 딸을 따라오며 다그쳤다.
“일단 어디 사람이야? 무슨 일 하는데? 집엔 누가 있어?”
의현은 거울 앞에 서서 칫솔질을 하다 시큰둥하게 엄마를 흘겨봤다.
“네가 연애하는 건 상관없는데, 절대 타지 사람은 안 돼. 우린 자식이라고는 너 하나인데, 어떻게 멀리 시집을 보내겠어?”
오혜랑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만약에 네가 멀리 시집간다면, 나랑 아빠랑은 인연 끊는 거야.”
그 말에 의현의 손이 잠시 멈췄다. 여자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자기 엄마를 똑바로 보았다.
“그러면 혼자 늙어 죽는 거랑, 멀리 시집가는 거랑 둘중에 엄마는 뭐가 나아요?”
오혜랑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소리야?”
“별 뜻 없어요. 나 화장실 가야 하는데, 오 여사님도 같이 볼일 볼래요?”
의현은 웃으면서 엄마를 문밖으로 밀어냈다.
세수와 양치를 마친 뒤, 부모님께 대충 인사만 하고 곧장 집을 나섰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선혁은 막 잠에서 깨어난 참이었다.
“아침 사 왔어!”
의현이 큰 소리로 외쳤다.
옷을 갈아입고 나온 선혁의 눈앞에는 해성의 다양한 아침거리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가득 놓여 있었다.
포장만 봐도 여러 가게를 돌며 산 게 분명해지자, 선혁의 마음이 순간 무거워졌다. 의현이 자신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내가 그 마음을 받아줄 수 있을까?’
어젯밤 고개를 끄덕인 것도 결국 순간적인 마음 약함이었는데, 돌아오면서 내내 후회가 몰려왔던 것이다.
“무슨 생각해?”
의현이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이건 우리 해성 사람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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