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98화
또 다른 여자가 유진의 손목을 꼭 움켜쥔 채 놓지 않았다.
“경찰서로 가요. 이런 인신매매범을 그냥 풀어줄 수는 없어!”
“나도 같이 가겠다니까. 대신 손부터 놓으세요!”
유진이 손목을 힘껏 비틀며 외치자, 아이를 안은 여자가 고함을 질렀다.
“안 돼, 풀면 너는 바로 도망칠 거잖아!”
유진은 어쩔 수 없이 시선을 아이에게 돌렸다.
“너 이름이 정정이지? 네가 직접 네 엄마한테 말해봐. 내가 널 데려간 게 맞니?”
남자아이는 눈을 크게 뜬 채 멍하니 임유진을 바라보았다. 겁먹은 듯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럼 경찰서로 같이 가죠.”
유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가긴 가야겠지만, 저 먼저 남자친구한테 전화 좀 할게요.”
주변에는 이미 구경꾼이 잔뜩 몰려들었다.
누군가는 손가락질하며 인신매매범은 죽어 마땅하다고 욕했다.
그러나 또 누군가는 얼굴 하얗고 단정한 차림의 유진을 보며 도저히 인신매매범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수군거렸다.
“유진 씨!”
익숙한 목소리가 인파 속에서 들려왔고, 유진이 고개를 돌리자 뜻밖에도 구연이 다가오고 있었다.
구연은 상황을 보고 곧장 다가와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유진을 붙잡고 있던 여자가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여자, 우리 조카를 훔쳐 간 인신매매범이에요!”
“인신매매범?”
구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더니 여자의 손을 거칠게 쳐내며 차갑게 말했다.
“말은 근거 있게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명예훼손이자 무고죄에 해당해요.”
“애초에 아이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건 당신들인데, 제 친구가 호의를 베풀어 챙겼을 뿐이죠. 그런데도 이렇게 누명을 씌우죠?”
구연의 눈빛은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경찰서로 가는 건 좋지만 거기서 당신들이 무고한 걸로 드러나면, 저희는 반드시 법적으로 대응할 거예요.”
맞은편에 있던 두 여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고,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억지로 웃으며 얼버무렸다.
“아이가 무사하니 됐죠. 이번 일은 그냥 없던 일로 해요.”
그렇게 말하곤 두 여자는 아이를 안고 도망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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