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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8화

백씨 집안은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자 곧장 R국 내의 세력과 접선을 시도해 출국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구택이 직접 무기를 동원하기는 쉽지 않았으므로, 백씨 집안을 제거하는 임무는 남궁민에게 맡겨졌다. 남궁민은 Y국 귀족 신분 덕에, 경호원들이 합법적으로 무기를 들여올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아이러니한 건 규연이 심명을 좋아하게 된 일이었다. 철저하게 규율 속에 살아온 규연은, 상식을 깨는 심명을 만난 순간부터 무너져 내렸다. 아마 규연이 진정으로 사랑한 건 심명이라는 남자가 아니라, 그가 상징하는 자유와 제멋대로의 삶, 얽매이지 않는 이상향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떠나기 전, 위험을 무릅쓰고도 마지막으로 심명을 만나려 했다. 그 소식을 들은 심명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죽기 전에 진실이라도 알게 해주지.” 그 전날 밤, 심명은 남궁민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반쯤 취한 남궁민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그 백규연, 너한테 마음이 남다른 것 같더라. 내가 임구택 몰래 신분을 바꿔서 호주로 보내줄 수도 있어.” 심명은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술기운에 입술은 붉게 물들었지만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아니? 소희의 안전을 위협하는 자는 누구든 죽어야 해.” 순간 술이 확 깨어난 남궁민은 멍한 듯 심명을 바라보다가, 곧 피식 웃어버렸다. “원래는 경쟁자 하나 줄여보려 했는데, 내 계획이 실패했군.” 심명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돌렸다. 잠시 후 남궁민의 얼굴에는 드문 진지함이 드리워졌다. “만약 서희가 살아있다는 걸 알았다면 나는 결코 방탕하게 살지 않았을 거야. 세상을 다 뒤져서라도 찾아냈을 거였고.” “하지만 그땐 서희의 위패 앞에서 추억만 되새겨야 했어.” 소희가 살아있음을 알았을 땐 이미 늦었다. 반쯤은 무너진 삶, 이미 자신은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소희는 고귀했고, 강했고, 피로 얼룩진 길을 걸어오면서도 끝내 따뜻한 심장을 지닌 여자였다. “내겐 언제나 신 같은 존재였어. 하지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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