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94화
유지태는 유정이 그대로 찻잔을 거두려 하자 오히려 당황해 서둘러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억지로라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너희 둘, 서로 사랑하며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랄게.”
“감사드려요, 할아버지.”
유정은 평온한 웃음을 지으며 찻잔을 건네고는 이어 신화선에게도 공손히 차를 올렸다.
신화선은 더는 거만하게 굴지 못하고 황급히 손을 내밀어 받으며 축복을 건넸다.
작은 파동은 이 정도로 마무리되었고, 유정과 백림은 곧바로 자기 부모에게 차를 올렸다.
이번에는 유정이 다시 무릎을 꿇어 정성껏 차를 건넸다.
바로 옆에서 유지태의 얼굴이 굳어지고 낮게 콧소리를 흘렸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차례가 끝나자 두 사람은 어른들에게 정중히 절을 올렸고 백림이 굳은 목소리로 약속했다.
“장인어른, 장모님 안심하세요. 제가 유정을 잘 보살피고 평생 아낄게요.”
“그래.”
서은혜는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늘 서로 아끼며 살아가길 바랄게.”
유정은 엄마의 눈물이 떨어지는 걸 보고 마음이 저릿해졌다.
“결혼해도 자주 올게요. 예전처럼요.”
“그래, 그래.”
서은혜는 눈물을 훔치며 연거푸 고개를 끄덕였다.
곧 백림은 유정을 안아 들고 밖으로 향했다.
순간 폭죽 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성대한 결혼식 스타트는 그렇게 절정에 올랐다.
봄 햇살은 눈부시고 하늘은 맑게 트여 있었다.
예복 차림의 백림은 늠름하고도 멋있었고, 품 안의 신부를 단단히 안고 걸음을 옮겼다.
유정은 백림의 품에 안긴 채 붉은 옷 저고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환호와 귀를 울리는 폭죽 소리 속, 유정은 눈을 반쯤 내리깔고 수줍은 듯 미소 지었다.
장신구의 금빛 술이 걸음을 따라 흔들리며 손등을 스칠 때마다, 파르르 떨림이 번져 나가 유정의 심장까지 두드렸다.
백림은 곧고 단단한 몸으로 신부를 품어 안았다.
그 너머로 눈길이 마주쳤을 때 유정의 눈동자는 반짝였고 얼굴은 오늘의 햇살처럼 찬란히 백림의 마음을 환히 비췄다.
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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