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6화
선혁은 의현의 뒤를 일정한 간격으로 따라왔다.
의현은 뒤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선혁의 시선이 자신에게 꽂혀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등에 땀이 맺히는 듯 긴장감이 일었고 손바닥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자리로 돌아오자 선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엄마, 내가 이모 잘 데리고 왔어. 걱정하지 마. 변기통에 빠진 것도 아니잖아.”
그러자 의현의 등이 순간 굳어지며 할 말을 잃었다.
유승란은 눈을 흘겼다.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마.”
의현은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우리 큰 조카 참 농담도 잘하네요.”
선혁은 혀끝으로 윗니를 밀며 고개를 갸웃했고 웃음 속에 짙은 장난기가 스쳤다.
“큰 조카?”
유승란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의현은 선혁의 시선을 피하며 웃으며 설명했다.
“제가 언니랑 자매처럼 지내잖아요. 그러면 아드님은 제 큰 조카가 되는 거죠.”
유승란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곧 고개를 젖히며 크게 웃었고 선혁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엄마, 나한테 소개해 준 여자친구가 갑자기 이모가 됐는데 그게 그렇게 웃겨?”
원래는 모두가 눈치껏 넘어가야 할 자리였는데, 선혁이 대놓고 드러내 버리자 의현은 순간 당황했다.
유승란은 웃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고는 아들을 흘겨보더니 의현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럼 네 큰 조카, 좀 괜찮아 보이니?”
의현은 고개를 돌려 선혁을 유심히 훑어보았다.
“이마가 넓고, 눈썹은 칼처럼 뻗었고, 눈매는 길고, 입술은 얇네요. 보아하니 여자 인기도 많겠지만, 본성은 바람기 많고 정에 박한 쪽인 것 같네요.”
유승란은 놀란 눈빛으로 아들을 보고 다시 의현을 보며 물었다.
“의현아, 너 관상도 볼 줄 알아?”
선혁은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렸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자친구 한 번도 사귄 적 없는 내가 무슨 바람둥이예요. 그냥 아무 말 대잔치잖아요.”
“너 이모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유승란이 단호하게 꾸짖자 선혁과 의현은 할 말을 잃었따.
분위기는 이미 맞선 자리가 아니라, 엉뚱한 ‘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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