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33화
모두가 유민에게 물었을 때, 남자는 여자친구가 해외여행을 가서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만 설명했다.
소희는 장난감을 들고 구은정의 아들 구준혁을 달래며 고개를 들어 유민을 대신 변호했다.
“아마 정말 일이 있는 거겠지. 여자친구 때문이라면 굳이 우리한테 숨기지 않고 말했을 거야.”
준혁은 아버지를 꼭 빼닮아, 유진은 종종 아이를 볼 때마다 ‘내가 애 낳은 건 참가상 받은 거나 다름없다’고 농담하곤 했다.
소희의 말을 들은 유진은 여전히 못마땅해하며 말했다.
“처음에는 내가 연애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놀리더니, 이번에 돌아오면 내가 어떻게 놀려줄지 두고 보라 그래.”
소희는 웃기만 하고 말을 보태지 않았다.
사실 유진이 이런 불평을 늘어놓는 건, 동생 유민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주말이 되자 모두가 청원에 모였다.
연희의 딸 노설연은 윤성과 생일이 불과 2분 차이라 태어날 때부터 함께 자랐고, 같은 유치원에 다니며 마치 친남매처럼 가까웠다.
윤성은 새로운 장난감이나 맛있는 것이 생기면 꼭 설연의 몫을 챙겼고, 설연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희의 둘째 아들 윤후는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태어난 아기였다.
연희는 그동안 둘째를 가질 생각이 없었는데, 소희가 윤후를 낳은 뒤 아기를 다시 좋아하게 되어 둘째를 가지기로 결심했고, 이제 임신 3달에 접어들었다.
청아와 시원은 결혼 후 청원 맞은편의 별장으로 이사해 살고 있었는데, 아직 둘째 아이를 낳지 않았다.
청아의 사업이 점점 커져 더 이상 회사를 비울 수 없기도 했고, 무엇보다 딸 요요가 혼자 사랑받는 걸 빼앗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다.
유정은 딸과 아들을 두어 자녀가 고루 있었고, 일에서도 성공해 국내외에서 유명한 만화가가 되었다.
한 달 전에는 작품 사인회를 열었는데 폭발적인 반응으로 화제가 되며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모두가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맞춰 청원에서 모여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이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걸 보는 게 바쁜 일상 속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오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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