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5화
청아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아직도 일해?”
미연이 고개를 들어 미소 지었는데 예전 그대로 단정한 얼굴이었다.
“괜찮아. 친구가 부탁해서 프로그램 하나 손보는 중이야. 금방 끝나.”
청아는 놀이터 쪽을 바라보며 웃었다.
“명원 씨는 유성이를 정말 잘 돌보네.”
그 말에 미연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
“네 남편도 다르지 않잖아.”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더니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때 정원 반대편에서 소희와 아심이 걸어왔는데 아심의 품에는 막 꺾은 듯한 새빨간 장미 한 다발이 안겨 있었다.
유정과 청아가 마중 나가자 청아가 손을 내밀었다.
“내가 들게.”
“조심해, 가시 있어.”
아심이 부드럽게 웃으며 장미를 건네자 소희가 물었다.
“언제 돌아온 거야?”
“오늘 아침에.”
청아의 눈빛이 촉촉하게 빛났다.
“보고 싶었어, 소희야.”
그러자 소희가 입꼬리를 올렸다.
“비행기에서 10시간은 족히 넘게 있었을 텐데 방에 가서 좀 쉬는 게 어때?”
“다들 보니까 신나서 졸리지도 않아.”
청아가 웃자 유정이 맞장구쳤다.
“그럼 이따가 술 조금 마셔. 마시면 금세 잠 올걸?”
청아는 장미를 꽃병에 꽂았고 남은 몇 송이는 꽃잎을 따서 도우미에게 건네며 말했다.
“깨끗이 씻어서 두세요. 이따가 장미 밀크티 끓이시고요.”
아심이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
“그럼 잠은 더 달아나겠네.”
모두 웃음이 터졌고 그때 멀리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들아, 나 왔다!”
청아가 웃으며 말했다.
“전화는 먼저 해놓고 자기가 또 늦게 오네.”
소희가 미소를 머금었다.
“임산부니까 봐줘야지. 지금은 연희가 제일 대접받을 때야.”
유정이 배를 감싸며 들어오는 연희를 보며 말했다.
“임신 안 해도 우리 연희는 원래 여왕님이잖아.”
소희가 당부했다.
“다들 조심해. 절대 연희한테 술 따라주면 안 되니까.”
모두 잠시 멈칫하더니 폭소를 터뜨렸다.
점심 무렵, 백림이 다시 솜씨를 뽐냈다.
불판 앞에서 남자의 손놀림이 분주했고 진한 연기 속으로 고기 굽는 냄새가 퍼졌다.
이에 상황을 모르는 구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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