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49화
게임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해설이 시작되던 순간, 화영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가 창밖의 풍경을 보았다.
저 멀리 우행이 가윤과 함께 서 있었다.
가윤은 다소 흥분한 듯, 손짓을 섞어가며 계속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행은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 채 눈꺼풀을 반쯤 내리고 있었다.
해질녘의 빛이 우행의 얼굴선을 따라 번졌고 표정은 냉정하고 차가웠다.
가윤은 점점 더 목소리가 커졌고 급기야 우행의 소매를 붙잡기까지 했다.
“화영 씨, 시작했어요!”
수호의 목소리에 화영은 정신을 차렸다.
손에 든 패드를 쥐고 화면 속 캐릭터를 움직여 수호의 캐릭터를 따라갔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아까 본 장면이 맴돌았다.
‘도대체 노가윤은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걸까?’
‘우행 씨는 별다른 반응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격해서 말하고 있을까?’
잠시 후, 우행이 돌아왔고 두 사람이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약간 놀란 듯 물었다.
“화영 씨도 게임 좋아해요?”
화영이 미소 지었다.
“꽤 재밌던데요? 해볼래요?”
그러자 수호가 웃으며 끼어들었다.
“그만둬요. 대학 때 우리 셋이 게임에 빠져 살았는데, 쟤는 단 한 번도 흥미를 안 보였어요.”
화영이 감탄스럽게 우행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기관리를 정말 철저하게 하시네요.”
이에 우행은 소파 등받이에 기대앉아 담담히 말했다.
“그냥, 게임은 시간 낭비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한 판 하는 동안 나는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수호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너무 재미없다는 거죠.”
화영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난 오히려 우행 씨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박수호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것도 맞긴 하죠. 우리도 다 쟤처럼 살았으면 다들 케임브리지 갔겠죠.”
화영이 조용히 웃었다.
“타고난 사람은 다르니까요.”
수호가 코웃음을 쳤다.
“화영 씨, 아무리 친해도 편들기가 너무 노골적인데요?”
화영의 귓불이 살짝 붉어졌다.
“그런가요?”
여자는 아무렇지 않게 되물었다.
“빨리 점프해요! 문 닫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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