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65화
“술 취하면 어떻게 데이트해요?”
현연이 혼잣말하듯 중얼거리자, 주홍석은 피식 웃으며 대답 대신 손을 흔들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현연은 혼자 남은 방 안에서 조급함과 기대가 뒤섞인 얼굴로 기다렸다.
한 시간 반쯤 지나서야 아버지에게서 메시지가 도착했다.
현연은 반사적으로 소파에서 뛰쳐나오며 신발을 신으려다 문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대로 나가면 안 되지.”
그러고는 재빨리 화장실로 들어가 화장을 고쳤다.
립글로스를 덧바르고 머리를 다듬은 후, 온몸을 거울 앞에서 한 바퀴 훑어보고야 비로소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현연은 가볍게 숨을 고른 뒤 설레는 마음으로 호텔 2층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곳은 F국풍의 레스토랑이었다.
우아한 바이올린 선율이 공간을 감싸고, 크리스털 조명이 천장에서 반짝이자 벽쪽에 있는 조각에 은은한 그림자가 생겼다.
현연은 안내받은 자리에 앉은 뒤 작은 거울을 꺼내 화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왠지 모르게 맞선을 보러 온 사람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때, 입구 쪽에서 낯익은 실루엣이 다가왔다.
남자는 곧장 이쪽으로 걸어왔고 그 순간 현연의 긴장이 기쁨으로 바뀌었다.
“부사장님!”
현연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일어나 인사하자 우행은 순간 놀란 표정으로 걸음을 멈췄다.
“주현연 씨?”
우행은 잠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술자리가 끝나기도 전에 주홍석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호텔 2층 식당으로 내려오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서 우행은 단순히 비즈니스 이야기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작 마주한 건 주홍석의 딸이었다.
우행이 곧바로 상황을 파악할 거라는 걸 그제야 눈치챘고 이에 얼른 그럴싸한 핑계를 대면서 둘러댔다.
“아빠가 급한 일이 생겨서요. 부사장님더러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셨어요. 곧 내려오신대요.”
우행은 현연의 거짓말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주홍석이 자신을 따로 부를 정도라면 업무상의 중요한 얘기일 터였다.
그런데 딸을 보낸다는 건 분명 속셈이 있었다.
우행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조용히 자리에 앉고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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