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89화
“됐어요. 아침 시간은 제게 너무 소중하거든요.”
화영이 고개를 젓자 우행은 무언가 말하려다 멈췄다.
이때 화영이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우행의 어깨에 조용히 기대었다.
우행은 시선을 내려 화영의 감긴 눈을 바라보다가 말없이 그 자리에 함께 앉았다.
화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릴 때 외할머니가 살아계셨을 땐, 이렇게 할머니 품에 안겨서 어깨에 머리를 기대곤 했어요.”
“할머니는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머리숱이 많고 고집이 세다고 하셨죠. 그게 크면 꼭 좋은 일만은 아닐 거라고요.”
우행은 잠시 묵묵히 듣다가 손을 들어 화영의 머리칼을 천천히 쓸었다.
“그래요?”
우행의 손길에 화영의 긴 속눈썹이 살짝 떨렸고, 여자는 몸을 더 가까이 기대며 그 따스함에 몸을 맡겼다.
곧 주변은 삽시에 고요해졌다.
두 사람 뒤로 나무들이 빽빽했고, 머리 위로는 가로등 불빛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었다.
부서진 빛들이 바닥에 흩어져 마치 새벽녘의 잔광처럼 희미했다.
그 빛이 더 환하게 퍼질지 아니면 흐린 구름에 삼켜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두 사람의 그림자는 유난히 뚜렷했다.
마치 오랜 세월을 홀로 견뎌온 두 영혼이 마침내 서로를 발견한 듯, 그곳에서 조용히 기대어 있었다.
우행은 그녀의 귓가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살짝 쓸어내리더니, 조심스레 화영의 미간에 입을 맞췄다.
마치 나비가 한 번 날갯짓한 것처럼, 그 미묘한 접촉이 화영의 가슴속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그리고 그 파도는 한순간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잔잔히 남을 것만 같은 감정이었다.
한참 후, 사람들이 지나가자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산책로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집에 돌아와 문을 열자 화영이 현관에 기대어 미소 지었다.
“역시 산책이 소화에는 최고네요.”
우행이 웃으며 물었다.
“배고파요?”
“프렌치 양갈비 어때요?”
그러고는 차 키를 집어 들며 말했다.
“가요.”
두 사람은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 위에 코트를 걸친 채 다시 집을 나섰다.
늦은 밤, 새로 문을 연 레스토랑은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