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17화
화영은 하얗게 우러난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부엌에서 전화하고 있는 우행을 바라보며, 무슨 일을 하든 진지한 남자의 모습이 유난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주혜영 아주머니의 화상 지도를 받은 덕분에 우행은 마침내 마음에 드는 맛을 만들어냈다.
그러고는 다시 그릇을 들고 와 화영 앞에 내밀었다.
이에 화영이 부드럽게 웃었다.
“처음에 만든 것도 충분히 맛있었어요.”
그러나 우행은 고개를 저었다.
“요리 하나를 하더라도 대충 하면 안 되죠.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다음에도 똑같이 어긋날 거예요.”
화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완벽주의자시네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 납득은 해야죠.”
우행은 맑게 웃으며 덧붙였다.
“아니면 마음이 불편하잖아요.”
화영은 젓가락으로 연근 한 조각을 들어 우행의 그릇에 놓았다.
“의지력 하나는 정말 대단하네요. 앞으로 요리 좀 더 배우시면 제가 덕 좀 많이 보겠네요.”
우행이 가볍게 웃었다.
“요리 좀 더 배워야 한다고 한 건 화영 씨 아니었나요? 근데 이제는 기대치를 슬쩍 내 쪽으로 옮기네.”
화영은 장난스럽게 눈을 찡긋했다.
“우행 씨 솜씨에 비하면 전 너무 부족하죠.”
우행은 눈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화영을 바라봤다.
“괜찮아요. 난 화영 씨한테 기대 안 해요. 완벽할 필요도 없고요, 뭐를 하든 난 그냥 먹을 거니까요.”
그 말은 겉보기엔 무심했지만 묘하게 따뜻했다.
화영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지만 마음 한쪽이 알 수 없이 두근거렸다.
이에 우행이 화영에게 국을 떠주며 말했다.
“더 먹어요. 운동했으니까 기력 보충 좀 해야죠.”
“양고기 많이 먹으면 속이 쉽게 더부룩해져요.”
화영이 조심스레 말하자 우행은 태연하게 답했다.
“괜찮아요. 어차피 오후에 할 일도 없잖아요.”
화영은 잠시 멍하니 우행을 바라보다가 남자의 눈빛이 변함없는 걸 보고 깨달았다.
“테니스 계속해도 되고요.”
곧 화영은 어색한 듯 민망한 웃음을 지었는데, 생각이 잠시 엉뚱한 데로 흐른 걸 들킨 기분이었다.
...
오후, 화영은 서재에서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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