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63화
세라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하얘졌다.
“화영 씨 때문이야?”
그러자 우행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우리가 여기서 더 얽혀 있으면 가윤이는 더 극단적인 행동을 할 거야. 네가 우리 할머니를 구한 거 알아.”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정 없는 사람처럼 보이겠지만, 앞으로 모두의 생활이 제자리로 돌아가려면 필요 없는 인연은 끊어야 해.”
진우행이 말을 이었다.
“너는 할머니가 다쳤기 때문에 병원비가 필요하겠지. 치료비 전부는 내가 책임질게. 그리고 필요한 보상이 있으면 말해.”
세라가 갑자기 가슴을 누르면 두 번 크게 기침했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당겨와서인지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얘졌고 헐떡이며 말했다.
“그렇게 말할 필요 없어. 내가 할머니를 구한 건 나한테 잘해주셨기 때문이야. 다른 이유는 없어. 네가 화영 씨가 오해할까 걱정된다면 앞으로 안 만나면 돼.”
“굳이 말까지 이렇게 끊어내듯 할 필요는 없어. 이건 내가 네 관심 끌려고 이러는 것 같다는 말로 들리거든.”
그러고는 더 말하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렸다.
“이제 가. 앞으로도 오지 마.”
우행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강성을 떠나고 싶다면 경제적인 부분이든 인맥이든 지원은 해줄게.”
그 말에 세라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슬픔과 당혹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나를 내쫓는 거야? 내가 뭐 잘못했는데?”
“내가 한 건 제안일 뿐이야. 네 앞길은 네가 결정해. 나는 먼저 갈게.”
우행이 병실을 나서자 세라는 남자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떨구었다.
반쯤 내려앉은 눈에서는 희미한 빛이 일었다.
우행은 원무과 수납 창구에 들러 앞으로의 치료비를 한꺼번에 결제했다.
이후 회사로 돌아왔고 곧바로 회의가 잡혀 있어 금세 업무에 몰입했다.
노한철이 돌아와 노가윤을 지킬 수 있게 되었고, 우행은 그제야 이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삶에는 오직 일과 화영만 남겨두기로 했다.
밤에는 약속이 있었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열 시였다.
거실의 스탠드 조명이 은은히 켜져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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