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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3화

호텔 맞은편 카페 안에서, 우행은 검은색 롱코트를 걸친 채 창밖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지자 고개를 돌렸고 시선은 곧장 화영에게 닿았다. 화영이 그 맞은편에 앉았다. 며칠 보지 못했을 뿐인데 마치 몇 년이 지난 듯한 거리감이 스쳤다. 함께 지내던 시절의 여유와 친밀함은 이미 아득한 과거처럼 멀게 느껴졌다. 화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날 왜 자기한테 다가갔냐고 물었죠? 맞아요. 목적이 있었어요.” “아버지는 높은 자리에 계시긴 하지만 우리 집안의 실질적인 결정권자는 여전히 할아버지세요.” “아버지와 작은아버지가 걸어온 길도, 나와 사촌오빠가 가야 할 길도 전부 그분이 미리 정해 놓으셨죠.” “하지만 나는 앞이 다 보이는 인생이 싫었고, 답답해서 강성에서 도망치듯 나왔던 거고요.” “겉으로는 내가 소희 대신 지엠을 맡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내 꿈을 뒤에서 붙들어 준 사람은 소희였어요.” “할아버지가 나를 아낀다고 해서 모든 걸 나한테 맡긴 건 아니에요. 특히 결혼은 오래전부터 추씨 집안과 정해 둔 상태였고요.” “지난번 추신수 스캔들이 터졌을 때, 할아버지는 화가 나면서도 결국 나더러 용서하라는 뉘앙스로 말씀하셨고요.” “그래서 그분의 뜻을 거스르려고 당신과 사귀었던 거예요.” 우행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하필 나였어요? 유연성이나 이신혁이 아니고?” 화영은 우행은 연성까지 조사했을 거라 생각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씨 집안도, 이씨 집안도 배경이 너무 복잡해서 얽히기 싫었어요. 그에 우행 씨 쪽은 가장 단순해 보였거든요.” “물론 예상외로 복잡한 일도 많았지만 말이죠.” 우행의 입꼬리가 옅게 비틀렸다. “그래서, 나도 결국 버려진 카드가 된 거네요.” 화영이 말했다. “그냥 우리가 연애하다가 서로 맞지 않아서 정리한 걸로 생각하죠. 예전에 우행 씨도 그런 연애를 했잖아요.” 그 말에 우행은 화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만약 이번엔 다르다고 하면요?” 이에 화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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