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83화
세라는 부드럽게 웃었다.
“가끔 상처 부위가 조금 가렵긴 한데 지금은 거의 괜찮아요.”
신서란은 안쓰럽다는 듯 말했다.
“흉터 남겠네.”
“흉터 하나쯤은 괜찮아요. 할머니 건강보다야 아무것도 아니죠.”
세라는 차분하고 다정했다.
이에 신서란은 눈길을 머금고 물었다.
“이제 곧 설인데 언제 집에 갈 거니?”
그러자 세라의 표정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올해는 강성에서 지내려고 해요. 부모님 두 분 다 안 계셔서, 고향 가면 마음이 더 무거울 것 같아요. 차라리 혼자 지내는 게 나아요.”
신서란의 얼굴에 마음 쓰이는 기색이 비쳤다.
“그래도 너한텐 동생들이 있잖아. 가서 같이 보내면 좋지 않겠니?”
세라는 조용히 설명했다.
“남동생은 연휴에도 야근해야 하고, 여동생은 한성에서 학교 때문에 못 내려와요. 그래서 집엔 아무도 없어요.”
“그렇구나.’
신서란은 이해했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조용하겠네.’
‘걱정하지 마세요. 혼자 보내도 괜찮아요. 잘 지낼게요.’
세라는 신서란의 손을 가만히 감싸며 웃었다.
신서란은 진줏빛이 흐르는 실크 저고리를 입고 있었고 은은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 많이 쓰이겠네.”
“전혀요. 오히려 직접 차려서 먹어보려고요. 설날에도 배달 음식만 먹기 싫어서요.”
“좀 있다가 주혜영 아주머니께 몇 가지 여쭤보려고요. 요리를 정말 잘하시잖아요.”
세라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 알고 싶은 건 뭐든 물어봐. 기억 안 나면 적어달라고 하면 돼.”
신서란은 온화하게 웃었다.
“우행이도 예전에 레시피 받아 가더라. 그래서 아마 써주는 데 익숙할 거야.”
세라는 우행이 왜 레시피를 받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곧 세라의 눈빛이 잠시 어두워졌지만 미소로 감췄다.
“전 괜찮아요. 한 번 들으면 기억할 수 있어요.”
신서란은 또 말했다.
“아주머니가 직접 절여둔 고기가 있어. 돌아갈 때 가져가.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좋아.”
세라는 입술을 가볍게 모으며 고마움을 전했다.
“저에게 너무 잘해 주시네요.”
한 시간 넘게 머문 뒤 세라는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