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2화
월말 무렵, 화성헌이 집으로 돌아왔다.
직위는 그대로였고 몸도 어디 아픈 데 없었다.
겉으로는 해외 조사를 두 달 다녀왔다며 조용히 복귀했다.
수면 아래에서 크게 일렁이던 것들이 이렇게 아무 일 없던 듯 지나간 셈이었다.
화영은 아버지를 보자 눈가가 금세 젖었고 조용히 걸어가 아버지를 가볍게 끌어안았다.
“고생 많으셨어요.”
화성국의 머리에는 전보다 흰머리가 늘고 살도 조금 빠져 있었지만 표정은 밝았고 정신도 또렷했다.
이에 화성국은 화영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걱정했니?”
곁에 있던 화성헌은 몰래 눈가를 훔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무사히 돌아오기만 하면 됐어요.”
그날 저녁, 화영네 가족은 신수네 가족까지 초대해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다.
이번 일 내내 추씨 집안은 어떠한 거리낌도 없이 화씨 집안과 끝까지 함께했고, 화성국을 위해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힘을 보탰다.
그랬기에 화씨 집안에서는 그 고마움을 잊기 어려웠다.
식사 자리에서 화성국은 술잔을 들고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신수야, 다리는 이제 괜찮지? 멀쩡하면 너희 할아버지하고 상의해서 너랑 화영이 결혼 날짜를 잡을까 해.”
추병국도 따라 웃으며 거들었다.
“마침 신수도 돌아왔으니 호사 두 개가 겹쳤구나.”
신수가 말하기도 전에 화영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할아버지, 신수랑 제 결혼식 날짜를 정하기 전에 먼저 한 가지 기쁜 소식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쁜 소식?”
화성국이 눈썹을 올렸다.
식탁에 앉은 모두의 시선이 화영에게 쏠렸다.
화영은 휴대전화에서 사진 한 장을 찾아 추병국에게 건넸고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
“축하드려요, 이제 증손주가 생기셨어요”
순간, 방 안이 고요해졌다.
사진 속에는 막 태어난 신생아가 포대기에 싸여 있었다.
아기는 아직 눈도 뜨지 못했지만 작은 코와 입매가 놀라울 만큼 추신수를 닮아 있었다.
그러자 신수의 얼굴빛이 급격히 변했다.
놀람과 불안이 뒤섞인 표정으로 의자를 밀치고 일어나 급히 밖으로 나갔다.
“이건...”
추병국이 얼굴을 굳히며 화성국을 바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