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18화
화영은 두 사람의 잔에 조심스레 술을 따르며 잔잔히 웃었다.
“나는 여전히 같은 생각이에요. 둘이 함께 있을 때 편안해야 그게 사랑이고, 그게 기윤 씨가 진정으로 원하는 감정이에요.”
기윤은 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셨다.
“희문이랑 헤어지고 나서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홀가분했어요.”
“데이트 도중 갑자기 전화 하나에 버려지는 느낌도 없고, 희문이 나를 좋아하는 건지 아닌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 불안이 없어지니까 오히려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어요.”
그제야 기윤은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는 순간, 이미 그 관계는 기형적인 관계라는 것을.
화영은 잔을 들어 기윤과 부딪쳤다.
“새로운 삶 얻은 기념으로 건배하시죠.”
그 말에 기윤은 쓴웃음처럼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난 일 생각하면 정말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기분이에요.”
그리고 잔을 기울이자 눈가에 눈물이 맺혔는지 반짝거렸다.
“그래도 희문이 덕분에 화영 씨를 알게 됐잖아요. 그래도 제일 큰 수확이 있으니까 괜찮아요.”
화영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심 어린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그 말에 화영은 다시 술을 따랐다.
“그럼 우리 인연을 위해서 한 잔 더 하시죠.”
그때 우행이 와서 화영의 잔을 빼앗고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말했다.
“무슨 얘기해요? 석 잔 연속 마시는 분위기인데, 혹시 혈맹이라도 맺는 거예요?”
그러자 기윤이 장난스럽게 웃었다.
“지금 질투하는 거예요?”
우행은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친구인데 걱정하는 게 이상한가요?”
화영은 눈빛이 맑게 빛났고 따뜻한 기운이 스쳤다.
“과일주라서 안 취해요.”
“맞아요. 괜히 오버하지 마요.”
기윤은 조금 들떴는지 오늘 처음으로 우행에게 가벼운 농담을 건넸다.
그래도 우행은 잔을 가져가 과일주 대신 과일 주스를 앞에 두었다.
“오늘 날씨도 안 좋으니까 조금 이야기하다가 들어가죠.”
“그래요.”
화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세라는 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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