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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4화

희유와 혜경은 9층으로 향했고, 희유는 익숙한 걸음으로 혜경을 우한의 방 앞까지 데려갔다. 방 안을 둘러보던 혜경이 낮게 말했다. “우한이 혼자 방을 써? 홍서라 언니가 챙겨주는 편인가 보네.” 그러자 희유는 무심한 듯 되물었다. “너랑 홍서라 언니 꽤 가까운 사이구나?” “어?” 혜경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가 급히 말을 이었다. “여기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홍서라 언니 이름쯤은 알잖아.” 희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처음 오는 날 다들 그 사람이 뭘 할 수 있는지 제대로 봤으니까.” 혜경이 고개를 갸웃했다. “우한이는 어디 갔어?” 희유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대답했다. “곧 일할 시간이라 화장실 쪽에 갔을 거야.” “아...” 혜경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두 사람은 마주 앉았고 먼저 입을 연 건 혜경이었다. “우한이 말로는 너 37층에 있다던데 정작 걔도 자세히 모르더라고. 어떻게 올라간 거야? 누구랑 있는 거야?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희유의 눈빛이 살짝 가라앉더니 시선은 낮게 떨어져 있었다. “여기선 뭐든 내 마음대로 안 되잖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곳이야.” “우한이한테 말 안 한 건 걔까지 휘말릴까 봐 그랬어. 그러니까 나 때문에 걱정하지 마.” 혜경은 죄책감이 깃든 얼굴이었다. “다 내 잘못이야. 너랑 우한이를 잘 챙기지 못해서 이런 데까지 끌려온 건데...” 그러자 희유는 조용히 손을 잡아주었다. “네 잘못 아니야. 너도 원한 건 아니었잖아.” 혜경은 고개를 숙인 채 작게 중얼거렸다. “너희가 날 원망만 안 하면 돼.” 희유는 눈을 가늘게 뜨며 시선을 고정했다. “우린 같은 학교에서 4년을 붙어 다닌 사이잖아. 그런 사이인데 네가 우릴 속였을 리가 없잖아. 안 그래?” 혜경은 동공이 갑작스럽게 흔들리더니 잡힌 손을 살짝 빼냈다. 그러고는 억지웃음을 지었다. “그, 그럼.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해?” 희유는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마음속에서 일렁이는 감정을 눌러 앉혔다. 이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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