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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7화

석유는 눈꺼풀만 슬쩍 들어 올려 사람들 옷에 달린 명찰을 한 번 훑어보고는, 몸도 움직이지 않은 채 노골적으로 짜증을 드러냈다. “바빠요. 알아서 보세요!” 통역은 이런 냉대를 처음 겪은 듯,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지금 뭐라고 하신 건가요?” “바쁘다고요. 직접 보시든가 아니면 다른 도슨트를 찾으세요.” 석유는 이번에도 고개조차 들지 않았다. 찾아온 손님들은 영문을 몰라 하는 표정이었지만, 석유의 태도가 좋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느끼고 있었고, 하나같이 미간을 찌푸렸다. 통역은 화가 나 얼굴빛이 붉으스름해지며 석유를 가리켰다. “어느 학교 학생이죠? 담당교수는 누구죠?” 석유가 막 받아치려는 순간, 희유가 빠르게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제가 대신 안내해 드릴게요. 이쪽으로 오시죠.” “Heeu!” M국에서 온 손님 몇 명이 안으로 들어오다 희유를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했다. “We meet again!” 희유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응답한 뒤, 통역에게 말했다. “마침 저도 다른 손님이 있어서요. 함께 안내해 드리죠.” 통역 역시 이런 자리에서 같은 나라 사람과 언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던 터라, 더 이상 석유의 문제 삼지 않고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희유는 손님들을 이끌고 함께 이동했다. 석유는 사람들을 한 번 흘겨본 뒤,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휴대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이 되어서야 희유는 다시 석유를 마주쳤다. 그리고 석유는 희유 옆을 지나가며 담담하게 한마디만 남겼다. “고마워.” 그 말을 끝으로 빠르게 자리를 떠났고, 곧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오후에 소영이 잠시 한가해져 희유를 찾아와 석유의 이야기를 꺼냈다. “맨날 얼굴이 얼음장 같아. 누가 돈이라도 빌려 간 것처럼 굴고. 일은 전부 너한테 떠넘기고. 이런 팀원이랑 한 조가 되다니 진짜 재수 없네.” 그러나 희유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안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죠.” 소영은 혼자서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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