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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12화

식사를 마친 뒤 희유는 호텔로 돌아가 자신의 짐을 챙기고, 엄주빈에게 전화를 걸어 공항으로 간다고 알렸다. 이미 미리 보고를 해 두었기 때문에, 엄주빈은 흔쾌히 알겠다고 하며 안전에만 유의하라고 말했다. 밖으로 나왔을 때 석유가 기다리고 있었다. 석유는 두어 걸음 다가와 희유의 캐리어를 받아 들고,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트렁크에 실은 뒤 말했다. “타.” 희유는 다시 한번 이 도시를 바라보고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석유는 앞 도로 상황을 보며 물었다. “이렇게 급하게 돌아가는 건, 남자친구에게 깜짝 놀라게 해 주려는 거야?” 희유는 눈에 장난기를 띠고 말했다. “맞아요. 남자친구는 제가 내일 돌아가는 줄 알고 있거든요.” 석유는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여자는 연애하면 이렇게 유치해져?” 희유는 진지하게 바로잡았다. “이건 감흥인 거죠.” 석유는 한 번 웃고는 더 말하지 않았다. 공항에 도착해 헤어질 시간이 되자, 희유는 아쉬운 얼굴로 석유에게 두 팔을 벌렸다. “한 번 안아봐도 돼요?” 석유는 잠시 표정이 멈췄다가 앞으로 다가와 희유를 가볍게 안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희유야, 알게 되어서 기뻤어.” “저도요.” 희유는 몸을 떼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했다.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석유는 고개를 끄덕였다. “또 봐.” 희유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 희유의 웃음은 늘 강한 전염력을 지니고 있어, 주변 사람들까지 함께 밝아지게 했다. 희유는 손을 흔들며 보안 검색대로 향했다. 석유는 사람들 사이에 서서 뒤돌아 손을 흔드는 희유를 바라보다가, 무표정하던 얼굴에 마침내 옅은 미소를 띠었다. 희유의 뒷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다가, 그제야 몸을 돌려 떠났다. 비행기에 오른 뒤, 희유는 석유가 준 선물을 꺼냈다. 상자를 열자 은빛과 푸른빛이 감도는 정교한 회중시계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회중시계를 열자 안쪽에는 두 사람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바로 희유가 액자로 만들어 주었던 그 사진이었다. 사진을 미리 받아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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