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0화
그러나 석유만이 아무 일도 없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제가 가서 명빈 씨 부를게요.”
희유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갈게.”
명우가 희유의 팔을 눌러 앉히고는 직접 뒤뜰로 나갔다.
곧 명빈이 식탁으로 왔고, 사람들은 자리를 다시 정리해 명빈을 위한 자리를 내주었다.
윤정겸이 먼저 입을 열었다.
“만든 음식 다 식겠네. 너 기다리느라 그런 거야.”
말투에는 은근한 나무람이 담겨 있었다.
희유는 윤정겸이 선수를 치는 걸 보고 웃음이 나왔다.
그러다가 석유와 눈이 마주치자,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듯 눈빛으로 막았다.
명빈은 처음에는 웃으며 넘기려 했지만, 자리에 앉고 나니 점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내 존재를 완전히 잊은 거 아니에요?”
희유가 먼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명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집이잖아. 그렇게까지 따질 필요 없지 않나?”
하지만 명빈은 점점 더 기분이 상해, 고개를 돌려 석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 석유 씨까지 나 잊은 거예요?”
이에 윤정겸이 곧장 나섰다.
“왜 석유한테 뭐라 해? 다른 사람은 그렇다 쳐도라니, 석유가 왜 네 밥까지 챙겨야 하지?”
명우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명빈을 한 번 바라봤다.
그러자 명빈은 이를 한번 꽉 물더니 말했다.
“회사에서는 내 부하잖아요. 밥 먹을 때 상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못 알아본다고요?”
윤정겸이 화를 냈다.
“여긴 집이야. 석유는 내가 초대한 손님이고. 그 따위 상사 행세는 집어치워. 안 그러면 당장 쫓아낼 줄 알아.”
희유도 거들었다.
“아버님 말씀이 맞아요. 명빈 씨, 괜히 트집 잡지 마요. 석유 언니 괴롭히는 거 맛 들인 거 아니에요?”
“내가 괴롭혔다고요?”
명빈이 비웃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요. 내가 아니라 석유 씨가 내 머리 위에 올라탄 거라니까요.”
그러나 승일이 석유를 감싸며 말했다.
“석유 씨 잘못 아니에요. 제가 계속 말 걸다가 다른 걸 신경 못 쓴 거죠.”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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