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74화
하호훈의 표정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 네 외할머니 돌아가신 뒤에 네 엄마도 유산을 일부 상속받았어.”
“그 안에는 네 외할머니가 백씨 집안에 시집갈 때 가져갔던 값비싼 골동품과 장신구도 포함되어 있고.”
“지금 네 엄마는 그걸 팔려고 여기저기 구매자를 찾고 있어. 전부 팔아서 도철민 회사의 적자를 메우려는 거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야.”
“석유야, 내 돈은 네가 관심 없어 한다는 거 알아. 그런데 네 외할머니 유산은 어떡할 거냐?”
“평생 아끼고 지켜온 걸 그렇게 헐값에 팔아서 그 남자 좋은 일만 시키는걸, 넌 가만히 두고 볼 수 있어?”
석유의 얼굴이 확연히 굳어졌다.
‘정말 미쳐도 제대로 미친 상태네.’
그때 하호훈의 휴대폰이 울렸고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옆으로 가 전화받았다.
그리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왔다.
“석유야,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바로 성주로 가야 해. 내가 한 말 잘 생각해 봐. 네가 돌아와서 네 엄마를 막아줬으면 해.”
“어쩌면 너만이 네 엄마를 정신 차리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석유야. 적어도 내가 하는 일은 전부 너한테 이익이 되는 일이야. 우리 입장은 같아.”
말을 마친 하호훈은 옆에 있던 서류 가방을 들고 급히 떠났다.
사업가는 대화할 때 입만 열면 이해관계를 따진다.
그게 상대가 딸이라 해도 이미 그런 말투가 몸에 밴 상태였다.
석유는 자리에서 일어나 배웅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런 형식적인 인사는 하호훈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명빈은 하호훈이 떠난 뒤에야 자리로 돌아왔다.
석유의 얼굴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석유는 명빈을 바라보다가, 문득 남자가 부러워졌다.
‘같은 부모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그 표정 뭐예요? 나 겁나게 하지 마요.”
명빈이 손을 들어 석유 눈앞에서 흔들었다.
“석유 씨, 정신 차려요.”
석유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엄마가 아버지랑 이혼하려고 한대요. 재산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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