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4화
백나라는 다시 사진들을 바라봤다.
도철민은 사진 속에서 여자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었고, 여자는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세 사람이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따뜻하고 로맨틱한 분위기였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백나라는 자신이 너무 우스운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동안 백나라는 단 한 번도 자신이 제삼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자신과 도철민이 먼저 만나 사랑했고, 자신이 도철민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간 것뿐이라고 믿었다.
도철민은 오랫동안 자신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도철민 아내야말로 두 사람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사람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완전히 뒤집혀버렸다.
백나라는 이제 도철민이 정말 자신을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조차 의심되기 시작했다.
아니면 강옥자의 말처럼, 단지 나라는 사람의 집안과 돈만 사랑했던 걸까?
백나라는 모든 희망이 끊어져 버린 얼굴이었다.
눈물은 멈추지 않았고 몸은 계속 떨렸다.
도철민은 그런 백나라 상태를 보고 이미 자신 말을 믿지 않는다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여전히 침착한 척하며 입을 열었다.
“나라야. 지금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겠지만 난 행동으로 진심을 증명할 겁니다.”
“우리가 함께한 게 벌써 20년이 넘었어.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진작 M국 가서 정착했겠지.”
“내가 계속 국내에 남아 있었던 건 전부 너 때문이야. 이번에 M국 가는 것도 이혼 처리하려고 가는 거라고.”
“모든 걸 정리하고 돌아오면, 그때는 너도 날 믿게 될 거야.”
말을 마친 도철민은 윤설에게 눈짓했다.
“내 뜻을 네가 오해했구나. 난 나라의 물건 가져오라고 한 적 없어. 여권이랑 서류 챙기라고 했던 거지.”
“나라를 화나게 했으니 이제 그만 나랑 가자.”
윤설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더니 급히 말했다.
“제가 잘못 이해했어요. 엄마, 죄송해요.”
부녀는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그때 명빈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도철민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