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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9화

‘아버지는 명빈 씨를 두 번째 만난 뒤에야 조사한 걸까?’ ‘아니면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미 명빈 배경과 수단까지 전부 알고 있었던 걸까?’ 하호훈은 석유가 성주로 돌아오면 명빈 역시 반드시 따라올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듯했다. 그래서 지난 며칠 동안 하호훈은 평소처럼 회사에 출근했다. 백나라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끝까지 태연하게 굴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도철민 같은 인간은 명빈 앞에서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석유 등골이 서늘해졌고, 명빈은 멍하니 생각에 잠긴 석유를 바라봤다. “왜 그래요?” 석유는 명빈을 바라봤는데 어두운 차 안에서 여자의 눈빛은 차가운 별빛처럼 맑고 서늘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명빈은 웃으며 말했다. “석유 씨 아버지는 이미 도착한 것 같은데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죠.” 명빈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자 석유 역시 뒤따라 내렸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룸 안에는 이미 하호훈이 와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오자 하호훈은 미소를 띤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석유야, 명빈 씨. 앉아요.” “안녕하세요.” 명빈이 웃으며 인사하자 석유는 자리에 앉은 뒤에야 깨달았다.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아버지와 거리를 두고 명빈의 옆자리에 앉았다는 사실을. 한 번 생긴 거리감과 균열은 사람을 가장 먼저 본능적으로 반응하게 했다. “우선 음식부터 주문하죠. 먹으면서 이야기해요.” 하호훈은 부드럽게 웃으며 메뉴판 두 개를 꺼내 각각 명빈과 석유에게 건넸다. “여기 이탈리안 레스토랑 음식이 맛있어요. 사장님이 제 친구인데, 젊었을 때 이탈리아에서 유학하고 창업했거든요.” “여러 분야 사업에 손댔는데 전부 성공했죠. 2년 전에 귀국해서 이 레스토랑을 열었어요.” 하호훈 목소리는 차분하고 부드러웠다. 서두르지 않는 말투로 명빈에게 레스토랑 대표 메뉴까지 추천해 줬다. 그러자 명빈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 “레스토랑이라는 건 결국 사람 먹고사는 문제잖아요. 살아가는 데 가장 기본이기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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